[헬스컨슈머]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 겨울철에는 몸이 쉽게 건조해지기 쉽다. 우리의 눈도 예외는 아니다. 겨울에는 안구 충혈부터 안구건조증 등 다양한 안구 질환이 생기기 쉬운데, 특히 안구건조증은 일생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미친다.
최근에는 장시간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계절과 무관하게 안구건조증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때 자주 찾게 되는 것이 인공눈물이다. 인공눈물은 일반 안약과 달리 자주 사용해도 비교적 안전하게 쓸 수 있지만, 잘못된 사용은 눈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안구건조증. 과연 안구건조증은 왜 생기며, 올바른 인공눈물 사용법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안구건조증은 왜 생기나?]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빨리 말라서 생기는 질환이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속눈썹이 눈에 닿거나, 결막염으로 인해 눈물 생성이 정상적으로 안 되거나, 지방 분비선인 마이봄샘 등에 문제가 생겨 눈을 깜빡일 때마다 오히려 눈물을 빼앗기는 경우 등이다. 마이봄샘은 속눈썹이 나는 곳에서 약 0.5mm 안쪽에 있는 기관으로, 눈물이 증발하지 않게 하는 지질 성분을 분비한다. 만약 이 부분이 막힌다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과거에는 주로 노화로 인한 눈물 부족으로 40대 이상인 사람에게 안구건조증이 생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고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 각종 미디어 기기에 노출되어 있는 젊은 사람에게도 안구건조증이 자주 발생한다. 또한,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난방기기가 만들어내는 건조한 환경 및 각종 스트레스와 영양 불균형 등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며,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눈을 뜬 채로 오래 버티기 힘들어 지기도 한다. 만약 아래의 자가진단 항목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안구건조증 자가진단법>
1. 눈에 이물감, 뻑뻑함, 모래알이 구르는 느낌, 비눗물이 들어간 듯한 쓰라림, 피로함, 가려움, 무거운 느낌 등의 증상이 있다.
2. 대개 증상이 오후에 심해지며, 수면 중 눈물의 생성 감소로 아침에 눈 뜨기가 힘들다.
3. 독서나 TV 시청, 컴퓨터 작업 시 증상이 심해진다.
4. 에어컨이나 히터가 작동되는 실내에서 실내공기가 건조하면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5. 바람이 불면 눈물이 난다
6. 눈이 자주 충혈된다.
7.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쏟아진다.
8. 최근 눈에 통증과 함께 시력 감소를 느낀다.
9. 불편한 눈 때문에 온몸이 천근만근 피곤함을 느낀다.
[눈물이 흘러도 안구건조증일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라면 눈이 메말라서 뻑뻑하거나 건조해지는 증상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은 눈이 건조한 증상뿐 아니라 눈물이 줄줄 넘쳐흐르는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이런 증상을 눈물흘림증 또는 유루증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건강한 눈에는 일정량의 눈물이 존재하는데, 눈물은 눈동자가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돕고 외부 이물질로부터 눈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유루증이 있다면, 눈물이 찬바람 등 자극으로부터 건조한 눈을 방어하기 위해 많은 양의 눈물이 한꺼번에 배출하기도 한다. 따라서 단순히 눈물이 많이 난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 만약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유루증을 방치하면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결막염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인공눈물은 언제 얼마나 넣어야 할까?]
대부분 안구건조증은 인공눈물을 넣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된다. 그렇다면 인공눈물을 넣기 가장 좋은 시점은 언제일까? 전문가들은 아침 기상 직후가 가장 좋다는 의견이다. 각막은 혈관이 없는 조직이기 때문에 눈물과 산소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잠자는 동안에도 눈물은 계속 나오지만, 눈꺼풀이 눈을 덮고 있기 때문에 산소와의 접촉이 없다. 따라서 각막의 영양공급이 줄어 눈이 건조해질 수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인공눈물을 넣어주면 안구건조증 관리에 효과적이다. 일회용 인공눈물이라면 건조할 때마다 수시로 점안해도 되지만, 방부제가 있는 인공눈물을 사용하고 있다면 하루 4~5회로 제한해서 점안해야 한다.
인공눈물을 넣는 방법도 중요하다. 인공눈물을 넣을 때에는 고개를 30도 정도만 뒤로 살짝 젖힌 후 아래 눈꺼풀을 손으로 잡아 자극이 덜한 흰자위나 빨간 살 부분에 살짝 떨어뜨린다. 이때 제품의 투입구가 눈에 닿으면 세균에 감염될 수 있음으로 주의한다.
인공눈물을 넣을 때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많이 사용한다고 효과가 더 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양을 넣으면 눈물이 흘러내려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방울씩 넣는 것이 좋다. 만약 다른 눈 질환으로 안약 등을 사용하고 있다면, 순서에 상관없이 최소 5분 이상 간격을 두고 사용해야 하며, 투여 후에는 눈을 깜박이지 않고 30초간 감고 있어야 한다.
[인공눈물, 렌즈 낀 눈에 써도 될까?]
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방부제가 포함된 인공눈물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방부제 성분이 렌즈에 흡착되어 각막에 손상을 줄 수 있고, 용액이 눈과 렌즈 사이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 렌즈가 눈에 달라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인공눈물 제품에는 염화벤잘코늄, 파라옥시안식향산에스테르 등의 방부제가 사용되는데, 이 중 염화벤잘코늄은 지방층을 녹이는 효과가 있어 눈물막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고, 각막 손상이나 건조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방부제가 포함된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소프트 렌즈의 미세한 구멍 사이로 염화벤잘코늄이 남아있게 되어 렌즈의 산소 투과를 방해할 수 있다. 또한, 하드렌즈보다 소프트렌즈에 더 많은 양이 축적되는데, 렌즈를 세척해도 잘 씻겨나가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보존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사용하고, 렌즈를 빼고 사용한 후 15분 뒤에 다시 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최근에는 렌즈 착용자도 사용할 수 있는 인공눈물이 출시되기도 했지만, 이때에도 최대한 방부제가 포함되지 않은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겨울철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습도 유지가 핵심이다. 항상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몸을 건조하기 않게 유지하고, 눈이 충혈되거나 뻑뻑할 때는 인공눈물을 사용해 눈을 촉촉하게 관리한다. 단, 인공눈물을 하루 4번 이상 사용해야 할 정도로 눈이 건조하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실내 난방을 할 때에는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 습도를 40~60%로 조절하고, 자주 환기를 해 건조한 실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낸다. 시력이 나쁘다면 눈을 건조하게 만드는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고, 눈에 자극을 주는 염색약이나 헤어스프레이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보거나 모니터를 보며 업무를 할 때에는 중간중간 눈을 감거나 깜빡여주고, 먼 곳을 응시하면서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간혹 어두운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밝은 빛이 눈에 자극을 주므로 피해야만 한다. 야외활동 시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자외선과 매서운 바람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