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기온, ‘한랭질환’ 조심하세요
뚝 떨어진 기온, ‘한랭질환’ 조심하세요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29 17:00
  • 최종수정 2019.11.29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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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랭 질환자 절반가량이 65세 이상, 한파 시 노인,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야외활동 자제…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매년 추위로 인한 한랭 질환자 및 한랭질환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랭 질환이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질환으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이 대표적인데, 대처가 미흡할 경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올해는 겨울철 평균기온의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기상청 전망이 있어 갑작스런 추위에 따른 한랭 질환 발생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초겨울에는 신체가 추위에 덜 적응되어 약한 추위에도 한랭 질환 위험이 크므로 12월 첫 추위와 기습추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질병관리본부의 <한랭 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접수된 한랭 질환자 수는 총 404명으로, 이 중 10명이 사망하였다. 한랭 질환자는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44%로 가장  많았고, 고령일수록 저체온증과 같은 중증 한랭 질환자가 많았다. 발생 장소는 길가나 집주변과 같은 실외가 77%로 나타났고, 특히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고 기온이 급감하는 새벽/아침(0시~9시)시간에 40%의 환자가 발생하였다. 한랭 질환자 중 34%은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랭질환은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지만,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한파에 의한 건강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한랭 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수칙을 명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한랭질환: 저체온증과 동상]

저체온증은 내부 장기나 근육에서의 체온인 심부체온이 35도 미만으로 내려간 상태를 뜻한다. 이 경우 심장, 폐, 뇌 등 중요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며, 주요 증상으로는 말이 어눌해지거나 기억장애가 발생하고, 점점 의식이 흐려지며, 지속적인 피로감과 함께 팔과 다리에 심한 떨림이 나타난다. 심부체온의 떨어진 정도에 따라 경증(32~35도), 중등도(28~32도), 중증(28도 미만/25도 미만)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중증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저체온증 환자의 응급처치법은 신속하게 병원으로 가거나 119에 빨리 신고하는 것이다. 만약에 젖은 옷을 입고 있을 경우 옷을 벗긴 후 담요나 침낭으로 감싸준다. 겨드랑이나 배 위에 핫팩이나 더운 물통 등을 두어야 하고, 이때 맨 살에 사용하여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한다. 환자가 의식이 있는 경우, 따뜻한 음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의식이 없는 경우 주의해야 하며, 119에 신속히 신고한 후 환자를 따뜻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 우선이다.

또 다른 대표적 한랭질환인 동상은 혹한에 의해 인체조직이 동결해서 손상되는 질환으로, 주로 코, 귀, 손가락, 발가락 등 노출부위에 발생한다. 동상은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1도부터 4도까지 나뉘어지는데 1도 동상은 찌르는 듯한 통증, 붉어지고 가려움, 부종이 나타나며, 2도 동상은 피부가 검붉어지고 물집이 생긴다. 3도 동상은 피부와 피하조직이 괴사하고 감각이 소실되며, 4도 동상의 겨우 근육 및 뼈가 괴사된다.

동상 환자의 응급처치법은 저체온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환자를 따뜻한 환경으로 옮기는 것이다. 동상부위는 20~40분간 39~42도의 따뜻한 물에 담그거나, 따뜻한 물수건을 대주고 자주 갈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손가락과 발가락에 동상을 입었을 때는 사이사이에 소독된 마른 거즈를 끼워주고, 동상부위는 약간 높게 두어 붓기와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다리와 발 부위 동상 환자는 들것으로 운반하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돕는다.

 

[왜 노인과 어린이는 추위에 더 위험할까?]

추위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말초 혈관이 수축되고 신체를 떠는 등 체온을 올리기 위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노인의 경우에는 이러한 보상 반응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노인은 자율신경계의 이상 또는 혈관의 방어기전이 저하되어 혈관수축에 의해 열 손실을 감소시키거나 열 생산을 증가시키는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겨울 이른 아침에 무리한 신체 활동을 하는 등의 경우 혈압 상승이나 심뇌혈관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 한랭질환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성질환은 한파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동상이나 저체온증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는데, 특히 심뇌혈관질환은 한파 기간에 악화될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신체 표면의 면적이 크고 피하 지방이 적어서 체온의 유지가 어렵고, 몸을 떨어서 체온을 상승시키는 데 제한이 있다. 따라서 추위에 노출될 경우 상대적으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반응 행동에 제약이 있어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자료제공: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한랭질환을 예방하려면?]

한랭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파를 대비한 일반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생활 습관으로는 가벼운 실내운동, 적절한 수분섭취와 고른 영양분을 가진 식사를 한다. 또한 머무는 실내는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쓴다. 바깥 외출을 해야할 경우에는 외출 전 날씨정보(체감온도 등)를 확인하고, 추운 날씨에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줄입니다. 또한, 외출 시에는 내복이나 얇은 옷을 겹쳐 입고, 장갑, 목도리, 모자 등을 착용해 체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한파에 취약한 사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노인과 어린이의 경우, 일반 성인에 비해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한파 시에는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평상시와 외출 시에 보온에 더욱 신경 쓴다. 또한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심뇌혈관질환을 가진 만성질환자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혈압이 상승하고 증상이 악화되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지 않게 주의하고 무리한 신체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추우니 몸에 열을 올린다고 술을 마시는 것도 피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신체에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미처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더욱 위험할 수 있으므로 한파에는 과음을 피하고 절주해야 한다. 노인과 영유아,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낙상에도 주의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빙판길이나 경사지거나 불규칙한 지면, 계단을 피해 평지나 승강기를 이용하고, 항상 장갑을 착용하고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