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사온 진주 반지에 중금속이 듬뿍?
태국에서 사온 진주 반지에 중금속이 듬뿍?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2.05 11:00
  • 최종수정 2019.12.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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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패키지 관광 시 쇼핑센터 판매 제품 구입에 신중해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겨울철은 동남아 여행 성수기다. 특히 연말 여러 행사와 모임이 겹치면서 동남아로 패키지 관광을 떠나는 소비자도 많다. 이렇게 패키지 여행을 가게 관광객들은 여행사가 안내하는 ‘전용 쇼핑센터’에서 특산품 등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제품 구입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현지에서 판매하는 분말식품, 벌꿀, 진주반지 등을 조사한 결과,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3일 동남아 5개국(베트남/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로 떠나는 패키지여행 7개 상품 일정에 포함된 ‘단체 관광객 전용 쇼핑센터’에서 판매되는 식품, 화장품, 공산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노니가루엔 쇳가루가, 깔라만시 원액엔 세균이]

동남아 5개국에서 판매되는 식품 및 화장품 31.3%에서 국내기준을 초과하는 성분들이 검출되었다. 먼저 항암효과를 기대하고 많이 사오게 되는 노니가루 등의 분말 제품 3개에서는 쇳가루가 기준(10.0mg/kg)의 최대 25배나 나왔고, 벌꿀 제품 6개에서도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HMF)이 기준(80mg/kg)의 최대 27배나 초과해 검출됐다 HMF는 당류에 열을 가할 때 생성되는 화합물로, 벌꿀 성분 분석 시 HMF 수치는 벌꿀의 신선도와 재탕 여부를 간접적으로 추측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깔라만시 원액에는 세균이 검출되었는데, 1개 제품에서는 기준의 45배를 초과하는 양의 세균이 발견되었다.

자료제공: 한국소비자원

또한 코타키나발루와 세부에서 판매되는 식품과 화장품은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센나차, 통캇알리 커피, 인태반크림 등이 적발되었는데, 센나는 설사 등을 유발하는 물질, 일반의약품으로 제한적 사용되며 식품원료로 사용 금지된 물질이다. 통캇알리는 남성 갱년기 증상개선 등의 효능으로 알려졌으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식품원료로 사용이 제한되어 있으며, 인태반은 위생/안전성 문제와 윤리적 문제 등으로 식품/화장품 원료로 사용 금지되어 있다.

그 외에도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석청 제품이 확인되었는데, 원산지가 불확실한 석청의 경우 ‘네팔산 석청’일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구입하지 말아야 한다. 네팔산 석청에는 저혈압과 시각장애는 물론 의식소실 및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그레이아노톡신(Grayanotoxin)’이 검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진주반지에서 납과 니켈 검출, 라텍스와 가죽은 저품질]

동남아에서 진주 제품이 싸다고 많이 구입하는 소비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진주반지 5개 중 3개 제품의 금속 부분에서 국내 안전기준을 최대 263배 초과하는 납과 최대 12배 초과하는 니켈이 검출됐다. 납은 발암등급 2B군에 해당하며 식욕부진, 빈혈, 근육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고, 니켈은 피부 과민반응 및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습진을 일으킬 수 있다.

자료제공: 한국소비자원

또한, 라텍스베개와 가죽지갑 제품도 질이 떨어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라텍스베개 5개 중 1개 제품은 ‘100% 천연 라텍스 폼(NATURAL LATEX FOAM)’으로 표시되어 있었지만, 합성라텍스인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가 21.4%나 혼입되어 있었다. 가죽지갑의 경우, 6개 중 2개 제품이 지갑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삽입하는 보강재로 재활용 광고지를 사용하고 있는 등 품질에 문제가 있었다.

 

이번 조사결과 우리나라 여행객 전용 쇼핑센터에서 판매하는 주요 제품에 대한 안전정보 제공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비자는 동남아 현지 쇼핑센터 등에서는 국가 간 제도 차이로 인해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이 판매될 수 있으므로 상품을 구입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