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자외선 때문에 실명할 수도 있다
겨울철 자외선 때문에 실명할 수도 있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2.10 14:00
  • 최종수정 2019.12.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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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겨울철 피부관리는 까다롭다. 찬 바람과 건조해진 공기에 노출된 피부 보습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정작 기초적인 피부 보호를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철에 자외선을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맞다. 4~7월 동안 내리쬐는 자외선 양은 연간 자외선 양의 70%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눈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자외선 반사율이 최대 80%나 되기 때문에, 약 10% 정도가 반사되는 여름에 비해 피부에 닿는 자외선의 양은 더 많아질 수 있다. 계절과 상관없이 햇빛으로 인한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싶다면, 자외선 차단에 대한 아래의 정보를 참고해보자.

 

[스키장은 자외선이 도심의 약 2배]

겨울은 스키의 계절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말마다 스키장을 찾아 겨울 스포츠를 즐기곤 한다. 그런데 사실 눈이 쌓인 스키장은 겨울철 자외선을 조심해야 하는 장소 1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키장에서의 피부 노출은 여름철보다 피부를 더욱 검게 태울 수도 있고, 심지어 눈과 얼음에 반사된 자외선 때문에 눈의 각막이 손상되는 ‘설맹증’ 때문에 심할경우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옷을 두껍게 입기 때문에 자외선에 대한 피부 적응도가 떨어지고, 자외선에 조금만 노출되어도 피부가 더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이 때 스키장을 가게 되면 스키를 타면서 맞닥뜨리는 눈보라가 피부를 자극하게 되고, 하얀 눈에 반사되는 강렬한 자외선이 피부를 더욱 예민하게 만든다.

스키장의 자외선 양 자체도 높다. 같은 겨울철 도심과 스키장의 자외선을 비교하면, 스키장은 도심에 비해 약 두 배나 자외선 양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는 자외선의 10% 정도만 자외선을 반사하는데 반해, 눈은 80%를 반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키장에서는 피부를 단순히 타게 만드는 UVB보다 주름과 기미 등 피부 노화에 직접적 원인이 되는 UVA가 더욱 강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스키를 타면 날씨가 춥더라도 땀이 나기 때문에 워터프루프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눈이 쌓인 땅 아래에서 반사되는 자외선을 막으려면 콧망울과 턱 주변까지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줘야 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차단 지수 높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SPF는 자외선 중 UVB을 차단하는 지수를 의미하며, PA는 옆에 붙은 ‘+’기호의 수로 UVA 차단 능력을 나타내는 지수다. 보통 SPF  하지만 SPF 차단 지수가 높다고 무조건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자외선 차단지수의 수치가 차단 능력과 꼭 정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SPF 50 이상의 제품을 모두 ‘SPF 50+’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가끔 SPF 지수가 높을수록 좋다 생각해서 SPF 100으로 표기된 제품을 해외 직구 등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SPF 30과 50인 제품을 비교하면 UVB 차단 능력은 고작 1~2% 밖에 나지 않고, 오히려 차단 지수가 높은 제품일수록 많은 화학성분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를 자극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단순히 SPF 수치가 높은 제품을 고르기 보다는, 평소 생활할 때 사용하기 충분한 SPF 30 정도의 제품을 구입해 적당량을 자주 발라주는 것이 좋다. UVA를 막아주는 PA 지수는 'PA++'정도가 적당하다.

 

[5백원짜리 동전 크기가 적당량]

세계보건기구(WHO)는 UVA와 UVB가 동시에 차단되는 SPF 15 이상의 선크림을 2시간마다 덧발라주고, 한번 바를 때 남성은 900mg, 여성은 800mg 정도 바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의 양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지 않아 차단 효과를 충분히 얻지 못한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 결과 드러났다. 얼굴 전체에 도포를 하려면 한 번에 700~900mg 정도를 발라야 하는데 실제로는 이 양의 20~50%만 바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에는 5백원짜리 동전 크기로 짜서 얼굴 전체에 발라주어야 하며,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최소 2~4시간마다 한 번씩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너무 적게 바르는 것보다는, 조금 더 많이 바르는 것이 낫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비행기 안에서는 창문을 닫고 있자]

고도가 높아지면 자외선의 영향이 강해진다. 고층건물에서나 등산을 할 때 UVA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도 3만 피트 상공을 운항하는 비행기를 탈 때도 마찬가지다. 비행 중에는 고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실내에 있더라도 자외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창가쪽 자리를 선호하는 사람의 경우 자외선 노출에 더 취약하다. 일반적으로 비행기 창문의 삼중 구조의 아크릴 유리로 제작되어 있는데, 유리는 UVB를 차단해주지만 UVA는 차단하지 못한다. UVA는 안개 낀 흐린 날에도 영향을 미치며, 계절과 무관하게 연중 내내 내리쬐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창문 덮개를 내려서 자외선을 차단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2시간마다 덧발라 주는 것이 좋다.

 

[유효기간 남아있어도 효과 떨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외선 차단제의 유효기간은 미개봉 시 2년, 개봉 후 1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효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제품이라도 개봉한 뒤 6개월이 지나면 자외선 차단제의 차단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자외선 차단 성분은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분리되는 성질이 있는데,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제품이 물과 기름으로 분리되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더 이상 제품에 표기된 만큼의 차단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또한, 제품의 보관 상태도 유효기간에 영향을 미치는데, 개봉 후 6개월이 채 안된 제품이라도 뜨거운 차 안에 보관했거나 직사광선을 받을 경우 쉽게 분리될 수 있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는 그늘지고 온도 차이가 심하지 않은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좋고, 개봉한 제품은 가능한 빨리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