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신경마비, 빠른 치료와 면역력이 핵심이다
안면신경마비, 빠른 치료와 면역력이 핵심이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01 09:00
  • 최종수정 2019.12.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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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지날수록 신경 손상↑, 회복 속도↓, 급성기 집중 치료로 완치율 높여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찬 데서 자면 입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을 단순한 농담으로만 듣고 넘겨서는 안된다. 요즘 같이 실내외 온도차가 큰 겨울철에는 ‘구안와사’라 불리는 안면신경마비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안면신경마비 환자수는 연간 20만명에 달하며 약 255명 당 1명 꼴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이 손상되면서 입과 눈 주변 근육이 마비되고, 얼굴이 한쪽으로 비뚤어지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는 등 안면 비대칭이 생기므로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안면신경마비는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 손상은 심해지고, 회복 속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뇌졸중과 다르다]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면 한쪽 눈이 감기지 않고 입이 돌아가기 때문에 뇌졸중(중풍)을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어떻게 안면마비가 왔는지에 따라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에서 얼굴 근육으로 연결되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 뇌졸중이 주요 원인이며, 안면신경마비 외에도 한쪽 팔다리에 감각이 떨어지고 마비가 생기거나, 언어장애, 행동장애, 시야장애 등의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뇌졸중 외에 뇌종양, 뇌염이 있는 경우에도 이러한 중추성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입은 심하게 돌아가더라도 눈 감기와 이마에 주름잡기를 할 수 있고, 대부분 증상이 발생한 당일에 마비가 가장 심하다.

반면,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신경이 뇌에서 빠져나온 이후의 경로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환자의 대부분은 ‘벨 마비(Bell’s palsy)’라 불리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 해당하는데, 안면신경의 염증으로 인한 신경 손상이 원인으로 바이러스 감염과 연관성이 높다. 따라서 말초성 안경신경마비 치료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와 다르게 눈 감기와 이마에 주름잡기가 불가능하고, 증상 발생 이후 마비가 점점 심해진다. 보통 3일 정도 지나면 마비가 최고조에 이르며, 1주일 동안 마비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빠른 치료가 완치율을 높인다]

일반적으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완치율은 60~70% 내외다. 즉, 10명 중 3~4명은 크고 작은 후유증이 남는다는 소리다.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발병 즉시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데, 특히 발생 직후 3주 간의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신경 손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한 후 일주일간은 신경에 발생한 염증을 제거하고, 마비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안면신경에 염증이 생기면 약 3~7일간 지속해서 신경이 손상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았더라도,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증상이 더 심해지곤 한다.

신경의 회복 속도도 빠른 치료에 달려있다. 보통 신경 손상이 멈춘 뒤 신경의 회복이 시작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경 회복이 활발한 초기에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손상된 신경은 수개월에 걸쳐 천천히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정 시기가 지나버리면 아예 신경 재생이 멈춰서 더 이상 회복되지 않는다. 보통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증상이 있다면, 이는 후유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회복 속도를 앞당기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나타날 경우, 중추성인지 말초성인지 확인하기 위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응급실에서도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우선적으로 확인을 실시하는 편이니 참고하자.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몸의 면역력 회복이 관건이다]

안면신경마비 환자 중 다수는 발병 전 과로나 스트레스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경우가 많다. 수면부족은 면역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안면신경마비 발생뿐 아니라 발병 후 신경의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에는 수면 부족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당뇨병, 편두통, 잦은 감기 등이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소에 안면마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신체적인 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지 않도록 한다. 일교차가 큰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해야 하며,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손을 잘 씻는 습관을 들인다. 특히, 감기 후 증상이 악화되거나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이 있다면 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잘 조절해야 하며, 과음이나 흡연 등은 바이러스 및 염증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간혹 임산부의 경우 임신 말기나 출산 후에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써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