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심장이 왜 이렇게 뛰지?
어라, 심장이 왜 이렇게 뛰지?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2.16 15:00
  • 최종수정 2019.12.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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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심방세동’, 잘 알려지지 않아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실내외 온도차가 심한 겨울철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시기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심장에 무리가 오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급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돌연사 중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는 것은 ‘부정맥’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심장은 분당 60~100회 정도 펌프질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는데, 이러한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겨 맥박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부정맥이라 한다. 부정맥은 심장이 어떤 식으로 불규칙하게 뛰는지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는데, ‘심방세동’은 대표적인 부정맥 증상 중 하나다.

 

[심방세동이 심장 안에 피딱지 만든다]

심방세동은 불규칙한 맥박이 나타나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주로 고혈압, 심부전, 판막 질환 등에 동반되는 질환이다. 심장은 수축된 후 심실을 수축시키기 위한 전기신호가 정해진 회로를 통해 내려가는데, 심방세동이 있으면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어서 심실에 정확한 수축 신호를 보내주지 못하고 불규칙한 심전도 곡선을 보이게 된다.

심방세동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노화로 심방이 탄력을 잃으면 이상 전기신호가 다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심방세동이 심장 안에 ‘혈전’을 만든다는 것이다. 혈전은 응고된 피딱지를 말하는데 커지면 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수 있고, 특히 뇌혈관으로 들어가면 뇌졸중(중풍)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2017년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심방세동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5배가량 높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급속도로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며 심방세동 환자도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노승영 교수는 “심방세동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이 가장 큰 원인이다”라며, “금연 및 금주,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혈관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하며,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의 혈관과 맥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방세동, 어떻게 치료하나?]

심방세동은 치료가 지연될수록 약물 치료와 시술의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방세동 등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가 진행된다. 그러나 약물 치료를 받고도 심방세동이 나타난다면, 환자의 나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질환, 심방세동의 형태, 심장의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냉각풍선도자절제술 등의 치료를 시행한다.

냉각풍선도자절제술은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부위의 조직을 얼려서 전기 흐름을 없애 부정맥이 사라지게 만드는 전기적 격리법이다. 폐정맥의 입구를 특수 설계된 풍선으로 밀착시킨 뒤 액체질소를 사용해 영하 40도 이하로 급속 냉각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특히 냉각풍선도자절제술 1회 만으로 심방세동의 초기 단계인 ‘발작성 심방세동’을 85% 이상 치료할 수 있고, 다른 시술보다 시술 시간이 짧고 안전하기 때문에 환자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노승영 교수는 “냉각풍선도자절제술은 심방세동이 만성화되기 전 초기에 시행할수록 치료 성공률이 높다”며 “시술 시간이 짧고 전신마취 없이 수면 진정 상태에서 1시간 정도만에 간편하게 시술할 수 있어 시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몰라서 병 키우는 심방세동… 예방이 최선]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심방세동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대한부정맥학회가 실시한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심방세동에 대해 잘 모르거나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심지어 부정맥 환자도 4명 중 1명만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심방세동은 증상이 없거나 가슴 두근거림 정도의 경미한 증상만 겪는다. 이 때문에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65세 이상이거나, 고혈압, 당뇨,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주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권장한다. 특히, 겨울철 부정맥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몸이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른 새벽 야외 운동은 피하고,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 나갈 때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온에 신경을 쓴다.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하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지만,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