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단백질 보충제’에서 ‘스테로이드’ 검출
해외직구 ‘단백질 보충제’에서 ‘스테로이드’ 검출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19.12.23 10:30
  • 최종수정 2019.12.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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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건강이나 미용 등의 목적으로 근육을 키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근육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단백질 보충제제품에서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돼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근육량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섭취하는 단백질 보충제’ 195개 제품을 직접 수거하여 검사한 결과, 국내 정식 유통 제품은 모두 적합했으나 해외 직구 1개 제품에서 단백동화 스테로이드성분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돼 관세청에 통관차단을 요청했다고 23일 밝혔다.

 

[운동 안 해도 근육 커진다]

단백동화 스테로이드(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고환이 발달하지 않아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지 않는 환자나 에이즈 등으로 체중이 현저히 줄어든 환자를 위해 사용되던 치료제로, 남성호르몬과 단백질동화 작용을 증가시켜 근육을 성장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소와 말, 돼지 등의 고환에서 추출하는 테스토스테론이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보디빌더나 운동선수들을 중심으로 사용이 확산된 바 있는데, 그 효과가 매우 뛰어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하버드 의대 해리슨 포프 박사는 젊은 선수가 영양섭취, 수면을 제한하고 과음 등으로 체력 훈련을 빼먹더라도, 성실하고 재능이 뛰어난 선수를 근육 증가량에서 압도할 수 있다면서 스테로이드의 효과를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과거 동독은 스테로이드를 악용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 종목에서 전체 메달의 45.4% 획득이라는 성과를 내면서, 공정한 경쟁을 훼손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스테로이드는 금지약물로 지정되고 현재 국내에서도 유통과 사용이 제한됐는데, 최근 국내 보디빌더와 피트니스 모델들을 중심으로 일부 선수들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약투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심혈관질환, 성기능 장애 생길 수 있어]

문제는 이 같은 약물이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스테로이드는 인체의 모든 근육을 성장하게 만들어 인간의 의지와 관계없이 움직이는 불수의근까지 성장하게 만드는데, 심장에 있는 근육이 비대해질 경우 인접해있는 혈관이 압박되면서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이유로 얼굴이나 각종 내장에 있는 근육들까지 성장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호르몬 변화로 인해 성기능에도 심각한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인체의 호르몬은 항상 균형을 맞추도록 분비되는데, 외부에서 남성호르몬이 과도하게 들어올 경우 더 이상 남성호르몬을 만들 필요가 없어져 고환이 퇴화된다. 반면 여성이 사용할 경우 남성호르몬으로 인해 여성의 생식기 음핵이 비대해지는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뇌와 척추신경손상, 신경손상, 정신장애, 피부조직 괴사, 간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돼,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는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를 발암 추정물질(2A)로 지정하기도 했다.

 

[국내 제조 및 정식 수입 제품 선택해야]

한편 이번 발표는 지난 9국민청원 안전검사제대상으로 선정된 단백질 보충제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내에서 생산된 110개 제품과 정식 수입된 65개 제품, 해외 직구로 들어온 20개 제품 등 총 195개 제품에 대해 단백질 함량(조단백질)과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성분 28종 및 대장균 등을 검사한 것에 따른 결과라고 식약처는 밝혔다.

또 식약처는 안전성 검사 이외에도 온라인 판매 사이트 2,046곳을 대상으로 과대 및 과장광고 행위를 점검해 면역에 좋은 단백질이라는 거짓, 과장 광고와 심의결과에 따르지 않은 부당 광고 등을 한 업체 총 63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해당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고, 위반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조치 할 예정이라면서 소비자가 단백질 보충제를 구매할 때 안전성 확인을 마친 국내 제조 또는 정식 수입 및 통관 제품을 선택할 것과 허위·과대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