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의자? 진료의자는 굴욕이 아닙니다
굴욕의자? 진료의자는 굴욕이 아닙니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02 09:00
  • 최종수정 2019.12.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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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검진 시 받게 되는 질 검진, 자궁과 난소 정확한 검진 위해 꼭 필요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다른 건강검진에 비해 산부인과 검진은 유독 꺼리는 여성이 많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속옷을 내리고 일명 ‘굴욕의자’로 불리는 진료대에 앉아 질 검진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제품마다 형태와 기능은 조금씩 다르지만, 산부인과 진료대는 기본적으로 여성의 다리를 벌려서 고정하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를 굴욕스럽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여성 건강을 위한 ‘의료행위’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질 검진을 위해 왜 질 초음파가 필요한지, 왜 일반 복부 초음파로는 검진이 힘든 것인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질 검진, 왜 필요한가?]

일반적으로 환자가 산부인과를 찾게 되는 원인은 질염, 무월경, 부정출혈, 월경 과다, 생리통, 임신 등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증상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질 내부나 자궁 경부, 자궁, 난소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질 검진이나 질 초음파로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부정출혈이나 월경과다, 생리통을 겪는 환자의 경우에는 자궁 또는 난소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질 초음파가 필요하다. 질 초음파는 가격이 비싸지 않은데다, CT 같은 방사선 촬영법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검사법이다.

초음파를 볼 때 다소 열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초음파를 한 곳만 5분 이상 뚫어져라 보지 않는 이상 신체에 문제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특히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3D/4D 초음파는 일반 초음파에 비해서 조금 더 열감을 느낄 수 있지만, 건강에 문제가 되지는 않으며 태아에게도 문제가 될 정도가 아니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그냥 복부초음파로 검진할 수는 없을까?]

질 초음파는 말 그대로 질 내부에 장비를 삽입해서 초음파를 보는 ‘질식 초음파’다. 많은 사람이 똑같이 뱃속에 있는 장기일 뿐인데 왜 굳이 복부초음파가 아닌 질 초음파가 필요한지 궁금해 하곤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초음파가 더 도달하기 쉬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궁 근종이 있는 환자를 복부초음파로 보게 되면, 자궁 내막까지 초음파가 도달하기 어렵고, 특히 더 깊숙하게 자리잡은 난소는 더욱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이유는 복부에는 지방층이 두껍기 때문이다. 장 내에 가스나 변이 차있는 경우에는 더욱 어렵다. 따라서 초음파가 여러 장애물을 뚫고 자궁까지 도달해야 하기 때문에 초음파 영상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질 초음파로 검사를 할 경우, 자궁 내막과 난소를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고 자궁 근종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측정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부인과 질환으로 초음파를 볼 때는 질식 초음파를 받는 것이 추천된다. 다만 임신부의 경우는 자궁이 커져 있고 양수가 차 있기 때문에 초기 임신부가 아니라면 복부초음파를 받는 것이 추천된다.

 

[성 경험이 없으면 항문으로 초음파를 받는다던데?]

성경험이 없다고 무조건 항문초음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성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항문초음파가 권장되는 이유는 질 초음파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촬영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항문초음파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심하다면, 소변을 참고 방광을 비우지 않은 상태에서 복부 초음파를 보는 방법도 있으니 참고하자. 하지만 앞서 설명하였듯 복부 초음파는 자궁 내막이나 난소의 문제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소 불쾌하더라도 항문 초음파를 받는 것이 추천된다. 1분 정도면 모든 검사가 끝나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좀 더 정확한 결과가 필요하다면 꼭 필요한 검사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