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변비, 가볍게 여기다가 큰 병 된다
노인성 변비, 가볍게 여기다가 큰 병 된다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19.12.30 13:00
  • 최종수정 2019.12.3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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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싸는것은 잘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변비는 각종 미디어에서 희화화된 탓에 가볍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특히 노년기에 나타나는 변비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비폭력 투쟁의 노선을 걸으면서 모든 것을 해탈했을 것 같은 인도의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조차도 말년에 지독한 변비로 고생을 한 탓에, 매일 지인들에게 오늘 아침 배설물은 좋았냐며 아침인사를 건넸고 변비 관련 서적을 애독서로 꼽는 등 변비에 있어서는 전투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또 조선시대에는 부모의 변비를 치료해준 자식에게 나라에서 효자문을 세워줬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그 효심이 갸륵하기도 했겠지만, 노인성 변비가 그저 우습게 여겨질 질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노인성 변비 증가하는 추세]

변비는 대장의 연동운동이 느려지거나 배변에 필요한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하면 나타나는 질환으로, 특히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서 흔히 나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구가 고령화됨에 따라 노인성 변비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변비 환자 중 70대 이상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50대와 60대 중장년층도 통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변비의 경우 노화에 따라 치아와 소화기관이 약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해 치아가 약해지면서 식사량은 줄어들고 설상가상 대장의 연동능력까지 줄어들면서 변이 적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항문 찢어지고 분비물 나오는 증상 나타나기도]

잘 알려져 있다시피 변비에 걸리면 변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변의를 느껴서 변기에 앉아도 별다른 결과물이 없어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게 된다. 하지만 변비는 그저 사소한 불편을 초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변비가 다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항문에 상처가 생기는 치열이다. 변비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경우 변이 딱딱하게 굳어지는데, 크고 딱딱한 변이 항문 밖으로 나오면서 항문 내부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배변 시에 통증을 동반한 출혈이 나타나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증상이 배변을 꺼리는 심리로 이어지면서 변비를 더욱 악화시키고, 이후 또 다시 치열이 나타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항문 주변에 농양이나 염증이 생기면서 피부 사이에 터널이 생기고, 악취를 풍기는 분비물이 나오게 되는 치루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변비, 대장암 증상일 수도 있어]

또한 변비는 암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변비는 대장암의 주요 증상이기도 한데, 한 조사에서는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7명 중 1명이 변비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의 대장암 환자들 중에서 변비를 경험한 비율은 더욱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변비는 혈변이나 갑작스러운 복통 등의 증상과는 달리 가볍고 일상적인 증상으로 여겨지면서, 증상을 방치하는 등 치료나 정확한 진단에 관심을 갖지 않는 환자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변비가 심한 60대 이상 환자들의 경우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식습관 개선, 운동, 유산균이 도움 돼]

변비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선 생활습관 전반에 걸친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은 장내의 정상적인 세균들의 활동을 증가시켜 변비를 개선하는 데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구마와 부추, 시금치, 프룬(미국 자두)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식이섬유는 충분한 물과 섭취하는 것이 변비 예방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또 운동을 통해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변비 개선에 도움이 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활동량이 떨어지면서 신체 대사와 장의 활동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일주일에 3, 30분 이상 걷기나 달리기 등 운동을 하는 것이 대사활동과 장의 활동을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장내 유해 세균의 번식을 막고 유익한 균은 늘어나게 만드는 유산균도 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인이 즐겨먹는 김치나 된장 등 발효식품은 유산균이 풍부한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유산균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유산균 제재 등의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