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식단이 시력 퇴화 일으킬 수 있다
고지방 식단이 시력 퇴화 일으킬 수 있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02 12:00
  • 최종수정 2020.01.0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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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식 식단 섭취하는 사람일수록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 퇴화 위험 높아져…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고지방 식단이 비만과 심장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이와 같은 식단이 시력 퇴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붉은 육류와 정제된 곡물 및 지방 함유가 높은 유제품 등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서구식 식단을 먹는 사람의 경우, 말기 노인성 황반변성이 발병할 위험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식단이 노인성 시력 퇴화를 일으킬 가능성을 더 높인다는 의미다.

 

[노인성 황반변성이란?]

노인성 황반변성은 신체의 노화에 의해 망막 중심부인 황반의 기능이 저하되어 시력이 떨어지거나 상실되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안과 질환으로, 황반변성으로 인해 시력장애가 시작되면 이전의 시력으로 회복할 수 없게 된다. 보통 50∼60대에 나타나며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10% 이상이 이 질병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노년기 시력상실의 주요 원인으로 보지만, 드물게는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하기도 한다.

황반변성이 진행되면 시야 가운데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직선이 굴곡을 이룬 것처럼 보이며, 시야에 흐릿한 점이 보이는 등의 증상과 함께 심한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하지만 초기에는 전혀 증세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본인에게 질환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이와 심혈관관련 질환이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도근시 환자의 경우, 망막과 황반부의 두께가 얇고 조직도 약하기 때문에 발병하기 쉽다. 흡연, 콜레스테롤 수치, 햇빛 노출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고지방 식단이 노인성 황반변성 유발할 수 있어]

미국 뉴욕 버팔로대학 캠퍼스 연구팀은 고지방 식단을 하는 사람일수록 노인성 황반변성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ARIC Study)에 참가한 1,278명을 대상으로 18년간 초기 및 말기 노인성 황반변성 발생에 대해 분석한 결과, 29개 식품 카테고리 중 붉은 육류, 가공육, 마가린과 버터 등의 지방, 고지방 유제품, 튀긴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사람은 황반변성 발생률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을 보인 환자는 모두 144명으로 나타났는데, 초기 환자는 117명, 말기 환자는 27명이었다. 특히, 연구 초기에 노인성 황반변성이 없었거나 혹은 초기 단계 노인성 황반변성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 중, 해당 고지방 식단을 유지한 사람은 18년 후 노인성 황반변성이 말기로 진행될 위험이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연구 결과이기 때문에 고지방식이 황반변성의 원인이라는 증거는 될 수 없지만,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