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부차부터 버섯까지… ‘기능성 음료’ 마셔볼까
콤부차부터 버섯까지… ‘기능성 음료’ 마셔볼까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22 09:00
  • 최종수정 2020.01.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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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식품과 음료 그리고 건강보조식품 이 세 가지의 경계는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목마름을 해소하고 맛과 향을 즐기는 목적의 일차적인 음료의 역할은 이제 간편하게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포만감을 충족시키는 식사대용 음료나 생체조절 기능을 강화한 기능성 음료 등으로 확장되었다.

기능성 음료는 다양한 기능과 효과를 음료에 첨가하려는 여러 제조사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뜨겁게 달아오른 분야다. 미국은 이러한 기능성 음료의 거대 시장으로, 미국 현지 마트의 음료 코너는 기능성 음료의 박람회를 연상시킬 정도다. 특히 레드불, 몬스터 등의 에너지 드링크가 기능성 음료를 대표하던 시대를 넘어 최근에는 헬스케어적 측면에서의 다양한 종류의 음료가 판매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종류의 상품들도 연일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는 갈수록 진화한다. 다양한 정보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한국의 음료 시장도 크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현재, 과연 어떤 기능성 음료가 세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케비타(KeVita)사의 콤부차 음료. 사진 출처: kevitadrinks 인스타그램

[톡 쏘는 발효 유산균, 콤부차(Kombucha)]

콤부차는 중국이 그 시초인 발효 음료로 약 2,000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유의 톡 쏘는 신맛을 가지고 있어 천연 탄산음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0년간 콤부차 열풍이 확산되어 왔는데, 최근에는 콤부차를 제조하는 양조장이 생겨나는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수제 맥주 유행의 뒤를 이을 정도로 인기다. 콤부차는 2016년 기준으로 이미 전 세계 시장 가치 10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콤부차는 녹차나 홍차와 같은 차에 설탕과 우리 몸에 유익한 배양균을 넣어 발효시킨 차로, 발효 과정 중 유산균이 생성돼 면역력 증강과 위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콤부차에 들어 있는 글루쿠론산은 체내의 독소를 해독하고 배출하는 역할을 하고, 폴리페놀, 비타민 등 항산화 성분들도 포함되어 있어 활성산소를 배출해 주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도 각종 콤부차 관련 제품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시중에는 ‘콤부차 아닌 콤부차’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콤부차는 김치와 마찬가지로 엄연한 발효 식품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김치가 몸에 좋다고 김치를 말려 가루를 낸 뒤 레모네이드에 소량 넣은 제품을 김치 유산균의 보고라고 할 수 없듯이, 콤부차 역시 제대로 된 상품을 찾아 마시는 것이 좋겠다.

네츄럴와이즈(NatureWise)사의 아쉬와간다 음료. 사진 출처: drinknaturewise 트위터

[인도의 강장제, 아쉬와간다(Ashwagandha)]

아쉬와간다는(Ashwagandha)는 인도에서 3,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전통의학 ‘아유르베다’에서 강장제로 매우 중요하게 쓰인 약초로 ‘인도의 인삼’이라고도 불린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아쉬와간다는 산스크리트어로 ‘말의 냄새’란 뜻으로 실제로 다소 고약한 냄새를 가지지만, 장수와 활력을 촉진시키는 효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을 포함한 영어권 국가에서 아쉬와간다는 ‘어답토젠(adaptogen)’ 즉, 강장제로 분류된다. 아쉬와간다는 위타놀라이드(withanolide)라는 성분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인삼이나 기타 한약재와 마찬가지로 환경 및 화학적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세포 손상을 막는 효과가 있다. 특히, 위타놀라이드는 사람의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비슷한 화학 물질로 체내의 호르몬 수치를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부신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만들어지는 걸 돕고 성욕 증가와 근육 성장을 돕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의 불임 문제와 성욕을 증가시키는 데도 사용된다. 그 외에도 콜레스테롤과 불안 증세를 낮추는 효과와 항암작용이 있는 암 환자의 보조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아쉬와간다의 강장 효능을 에너지 드링크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고카페인 함유로 초조함, 손떨림 등을 일으키는 기존의 에너지 드링크 대신, 아쉬와간다 음료는 활기찬 기분을 느끼면서 정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에너지 음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포시그매틱(Four Sigmatic)의 버섯 음료. 사진제공: 헬스컨슈머

[커피 대신 마시는 에너지 부스터, 약용버섯]  

최근 미국의 건강과 웰빙 시장에서 가장 유행하는 것은 다름아닌 버섯이다. 한국에선 버섯을 차로 우려마시는 개념이 크게 낯설지 않겠지만, 미국에서는 버섯의 효능을 이용하는 에너지 드링크들이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내 버섯 판매량은 5억 달러에 육박했고, 미국의 유기농마켓 체인인 홀푸드마켓은 2018년 ‘기능성 버섯’을 10대 식품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이들이 말하는 기능성 버섯은 영지, 차가, 동충하초, 노루궁뎅이 버섯 등인데, 실제로 미국에서는 버섯의 약용 효과에 대한 연구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면역 체계 강화, 혈당 조절, 뇌와 간 건강, 호르몬 조절 등에 버섯이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해외에서 주목하는 분야는 암세포 억제 효능과 노화 방지 효과인데, 미국의 국립암연구소(NCI)는 잎새버섯에서 나오는 복합다당체 성분이 뛰어난 항암작용을 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연구진은 버섯에 들어있는 에르고티오네인과 글루타티온이 노화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한 바 있다.

이러한 기능성 버섯은 분말이나 크림의 형태로 차나 커피, 토닉(Tonic), 스무디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식품업체 포시그매틱(Four Sigmatic)은 기존 인스턴트 커피제품 보다 카페인 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버섯 영양 성분을 포함한 ‘인스턴트 버섯 커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버섯을 건조한 가루형태의 버섯 부스터도 카페 체인에 공급하고 있는데, 커피 외에도 차와 스무디에 첨가해 마실 수 있어 소비자의 선호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