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국물이 좋아? 치아도 좋을까
뜨끈한 국물이 좋아? 치아도 좋을까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07 09:00
  • 최종수정 2020.01.0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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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국물, 충치/치주염 뿐 아니라 치아 균열로 이 시림까지 유발할 수 있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겨울은 뜨거운 국물이 땡기는 계절이다. 추운 날, 바람을 피해 잠시 들어간 포장마차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어묵꼬치에 뜨거운 국물을 한 잔 후루룩 마시면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다. 하지만 이런 뜨거운 국물이 치아 건강에는 독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자칫하면 충치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국물이 충치, 치주염 유발한다]

보통 육수로 사용되는 국물은 기름기가 많은데, 이런 국물을 치아에 자극이 될 정도로 뜨겁게 먹게 되면 기름기가 치아표면에 달라붙어 입 속 산성 성분이 증가된다. 이러한 산성 성분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충치나 치주염을 일으킬 수 있다.

만약 이미 충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치아 사이로 뜨거운 국물이 들어가 신경 가까운 곳까지 충치를 악화시킬 수도 있고, 팽창된 잇몸 때문에 심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유디목동파리공원 치과의원 박대윤 대표원장은 “치아는 신체기관 중 재생 되지 않는 유일한 부위이기 때문에 충치가 발생했다면 빠른 시일 내에 가까운 치과를 방문하여 치료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뜨거운 국물, 치아 균열로 이 시리게 할 수도]

뜨거운 국물을 마실 때 입 안의 온도가 급격하게 변하면 치아와 잇몸에 자극을 줄 수도 있다. 음식온도가 15도에서 50도인 경우 치아는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하지만, 그 이상의 높은 온도의 뜨거운 국물을 먹게 되면 치아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특히 한파로 인한 차가운 바람이 치아에 닿다가 갑자기 뜨거운 국물을 먹게 되면, 입안의 온도가 급격히 변해 치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는데 이 때 음식물이 닿으면 치아가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된다. 이가 시린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이 심하다면 결국 신경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뜨거운 국물에 치아 교정기/보철물 변형될 수도]

치아교정을 한 사람이나 금이나 레진 등 보철물을 씌운 사람이라면 85도 이상의 뜨거운 국물을 자주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교정기나 보철물이 변형되거나 마모되어 치아 사이에 틈을 만들어 입냄새를 유발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소리가 나는 등 불편함을 느끼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보철물과 치아 사이에 틈이 생겨 썩게 되었을 때 그 부위가 좁다면 변형된 보철물을 제거하고 충치치료를 한 후 새로운 보철물을 씌워주면 된다. 하지만 주변 신경까지 파고든 경우라면 신경치료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 박대윤 대표원장은 “마모되거나 변형된 보철물을 제거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치아 뿌리까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물 마셨다면 미지근한 물로 양치 하세요]

뜨거운 국물을 먹고난 뒤에는 치아에 자극을 주지 않을 정도의 온도인 22~24도의 미지근한 물로 양치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양치를 할 때는 혓바닥을 함께 닦아 주는 것이 좋은데, 혓바닥 돌기 사이에 국물의 기름 찌꺼기가 끼기 쉬워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철에는 치아가 예민해지기 때문에 정기 구강검진 및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교정이나 보철치료를 받은 사람의 경우 1년에 2~3회 정기검진을 통해 보철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너무 춥다고 어금니를 꽉 무는 행동은 치아와 잇몸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박대윤 대표원장은 “차가운 바람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구강 내 적정 온도는 유지할 수 있지만 입안에 세균이 번식할 수 있어 장시간 착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