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아’ 선호하다가 질병 키운다
‘얼죽아’ 선호하다가 질병 키운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14 12:00
  • 최종수정 2020.01.1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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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차가운 음료 선호, 스트레스/빈혈 등 질환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겨울철 영하의 한파에도 차가운 음료만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계절과 관계없이 얼음을 동동 띄운 아이스커피만 일년 내내 마시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은 '얼어 죽어도 아이스커피'를 선호한다는 의미로 일명 ‘얼죽아’로 불린다.

인터넷에서는 얼죽아 회원 인증을 위해 야외에서 롱패딩을 입고 아이스 음료를 마시는 사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얼죽아들을 단순히 독특한 취향이나 유행에 휩쓸리는 사람으로 넘겨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음료만을 선호하는 습관이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는데다가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죽아는 과도한 스트레스 증거일 수도]

평소에 아이스커피나 맥주 같은 찬 음료를 선호한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보통 음식으로 강렬한 자극을 원하는 이유가 스트레스 때문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포만감과 자극적인 맛 찾는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때문에 교감신경이 흥분했다는 증거로, 음식을 통해 흥분을 가라앉혀 부교감신경을 활성 시키려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상태가 지속되면 건강에 쉽게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심장 박동이 상승하며 온몸의 근육이 긴장하며 혈관이 수축한다. 이는 혈관성 질환을 일으킬 확률을 높인다고 하니, 본인이 충실한 얼죽아 회원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은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얼음을 와작와작? 빈혈 의심해야]

추운 날씨에도 늘 아이스커피를 찾는 사람은 빈혈 또한 의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빈혈이라 하면 흔히 핑~도는 어지러움 증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철분 결핍성 빈혈'의 증상 중 하나로 추위에도 얼음을 띄운 음료를 찾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흡수 가능한 영양분이 없는 물질을 먹는 증상을 '이식증'이라 부르는데, 이 이식증은 철분 결핍성 빈혈이 있을 경우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한 의학저널은 철 결핍성 빈혈 환자의 88%가 얼음중독 현상을 보인다고 보고한 바 있는데, 이런 증상을 보인 대다수의 사람은 철분을 충분히 섭취한 뒤 얼음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빈혈은 남성보다 20-30대 젊은 여성층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여성의 5명 중 1명은 빈혈을 갖고 있다고 하니 얼죽아 회원인 여성이라면 본인에게 빈혈이 있는 것은 아닌지 꼭 확인해보자. .

 

[겨울철 찬 음료가 고혈압 위험 높인다]

물론 빈혈이 없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사람도 그저 취향 때문에 찬 음료를 선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찬 음료만을 마시는 이런 습관은 고혈압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혈압은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1도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mmHg, 이완기 혈압은 0.6mmHg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갑작스러운 한파가 올 경우 기온에 따라 더 상승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아침에는 혈관 수축이 활발해져 혈압이 오를 확률도 더 높아지는데, 보통 커피를 아침에 많이 마신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얼죽아 회원들의 경우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 위험이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이 건강하다고 한파에 아이스커피와 같은 찬 음식을 자주 먹고, 옷차림을 얇게 하고 다니기보다는 따뜻한 음식과 음료를 섭취하고 보온과 기본적인 건강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