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감기가 독감? 독감과 감기는 다릅니다
독한 감기가 독감? 독감과 감기는 다릅니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17 12:00
  • 최종수정 2020.01.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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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겨울 유행처럼 찾아오는 독감, 일반 감기와 달라 차이점 기억해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매해 겨울이 되면 유행처럼 찾아오는 독감. 지난 4일 기준 독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50.5명으로 집계되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독감은 단체생활을 하는 학교나 회사, 어린이집에서 빠르게 퍼지곤 하는데, 이 때문에 늘 이 맘 때면 감기와 독감의 차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곤 한다. 때때로 독감을 독한 감기 정도로 생각하며 일반 감기와 독감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이 둘은 나타나는 증상만으로도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

 

[감기와 독감은 다르다]
감기와 독감은 유행시기부터 원인과 증상까지 완전히 다르다. 일반 감기는 사계절 내내 걸릴 수 있지만, 독감은 겨울과 봄에 유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기는 200여가지 다양한 바이러스 때문에 걸리지만, 독감은 A, B, C로 나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것도 차이점이다.

일반적으로 감기 증상이 서서히 심해진다면, 독감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독감에 걸릴 경우 주로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나며, 이로 인한 극심한 두통과 피로감을 겪게 된다. 때때로 콧물과 인후통도 동반된다. 감기는 콧물과 인후통이 일반적인 증상이지만, 고열은 드물어 두통이나 피로감도 약한 편이다. 감기는 예방약이나 치료제가 딱히 없는데 비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고 타미플루, 리렌자 등의 항바이러스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자료제공: 질병관리본부

[예방 접종은 독감 증상의 ‘안전벨트’]

독감은 최대 유행 시기인 10~11월 중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 백신은 발병 자체를 예방하지 못하지만 증상을 완화하고 입원율 및 사망 위험을 낮추는 일종의 ‘안전벨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임신부의 경우 예방접종을 해도 되는지 망설이는 경우가 있는데,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 임신 혹은 임신 예정인 여성은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임신부가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심박수, 심박출량 및 산소소비량 증가, 폐활량 감소, 면역기능 변화 등으로 인해 독감 중증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임신부뿐 아니라 노인과 어린이 등 독감 고위험군에 해당될 경우 필수적으로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가 있다.

 

[감기와 독감은 라이벌 관계? 연구 결과 존재해]
개미가 있는 집에는 바퀴벌레가 없고, 바퀴벌레가 있는 집에는 개미가 없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속설이 있다. 그런데 감기와 독감이 우리 몸 속에서 이런 라이벌 관계(?)를 보인다는 것이 최근 한 연구 결과에 의해 밝혀졌다.

영국 글래스고(Glasgow)대학교의 세마 니크바키시(Sema Nickbakhsh) 박사 연구팀은 9년 동안 36,157명의 급성 호흡기 질환자에서 채취한 11종의 호흡기 바이러스를 분석해, A형 독감 바이러스와 감기를 일으키는 라이노바이러스가 서로 억제하는 상호작용이 강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A형 독감 환자는 라이노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보다 약 70%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감기에 걸리면 독감에 잘 안 걸리고, 독감에 걸리면 감기에 잘 안 걸린다는 소리다.
아울러 독감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겨울철에는 라이노바이러스의 활동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독감 바이러스와 감기 바이러스가 호흡기에서 서로 세포를 감염시키려고 경쟁하는 것일 수 있다”며, “혹은 한 가지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의 면역반응이 다른 바이러스가 같은 사람을 감염시키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