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명절증후군’을 아시나요?
‘황혼 명절증후군’을 아시나요?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21 13:00
  • 최종수정 2020.01.21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 이상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 아닌 ‘명절증후군’, 척추, 손목 질환 주의해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명절증후군은 귀경에 나선 젊은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명절증후군은 더 이상 젊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명절 후 노인들에게 육체적,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는 ‘황혼 명절증후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황혼 명절증후군이란 무엇인가?]

황혼 명절증후군이란 그 이름에서 추측이 가능하듯 노년층의 명절증후군을 일컫는 용어다. 명절 동안 가사 노동에 시달리며 각종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린 후, 명절이 끝난 이후에는 가족의 빈자리로 쓸쓸함을 느끼며 우울증 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에 빠지는 노인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노인의 절반은 이러한 황혼 명절증후군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휴가를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자녀를 조부모에게 맡기고 명절 연휴 동안 여행을 가는 경우도 부쩍 늘어나면서 익숙하지 않은 육아를 해야 하는 노인의 육체적, 심리적 이중고는 더 커지고 있다.

 

[쪼그리고 앉아 음식 만들다 척추, 관절 망가진다]

귀경을 위해 먼 길을 찾은 자식들을 위해 미리 음식 준비에 나서는 노인들은 명절 동안 허리와 무릎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의 경우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음식장만을 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허리와 무릎에 더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쪼그려 앉는 자세는 체중의 7배나 되는 압력이 무릎에 가해지며, 오랫동안 앉아있는 자세 역시 서있는 자세보다 허리에 압력이 40% 더 가해진다. 이 때문에 명절에는 척추질환 환자가 급증하는데, 실제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의하면 설 명절이 있는 1~2월에는 척추질환 평균 진료인원이 약 126만 3,000명으로 월평균 진료 인원(약 67만 명)의 두 배 가까이 껑충 뛰는 것이 확인된 바도 있다.

특히 60대 이상의 노년층은 이미 척추와 관절 퇴행이 진행되는 시기이므로 명절시기의 음식장만, 뒷정리 등의 가사노동이 큰 후유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음식을 준비할 때는 가급적 탁자에 앉아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척추와 관절에 통증이 느껴질 때는 충분한 휴식과 찜질을 통해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손주 사랑도 좋지만… 손목터널증후군 주의]

명절 동안 손주를 돌볼 때 젖병을 물리거나 아이를 안는 노인의 경우 손목터널증후군에 시달리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손목터널증후군 여성 환자 중 약 70%는 50대 이상 여성으로 나타나 중/노년 여성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손목을 갑자기 많이 사용하거나 비트는 등의 동작을 반복하다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리게 되면, 손바닥과 손가락 등에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감각이상이 나타난다. 또한, 밤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기 전 찜질이나 마사지를 해주면 도움이 된다. 또한, 아이를 안아줄 때에는 가급적 자세와 방향을 바꿔가면서 30분 이내로 짧게 안아주는 것이 좋다.

만약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데도 손목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에는 간단한 약물치료로 완치가 가능한데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면 오히려 후유증으로 오래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심리적인 스트레스, 취미생활이나 운동으로 극복해야]

명절 동안 집안이 북적거리다가, 자녀와 친척들이 떠나고 난 뒤에는 허전함을 느끼는 노인들이 많다. 특히 출가한 자식을 둔 부모라면 공허함으로 인한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이러한 심리적 명절증후군은 명절을 전후해 수일 내로 나타났다가 금새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2주 이상 우울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노인 우울증은 정신적인 압박감과 더불어 불면증, 식욕저하, 몸살 등의 직접적인 신체 증상으로도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식에게 말하지 못해 혼자 병을 악화시키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식들의 세심한 관심이 중요하다. 또한, 가벼운 산책과 운동을 통해 기분을 전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