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빛만 쪼였는데 기억력이 올라간다고?
머리에 빛만 쪼였는데 기억력이 올라간다고?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22 13:00
  • 최종수정 2020.01.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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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뇌신경세포에 빛 비춰 기억 능력 향상시키는 신기술 개발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손전등 강도의 빛을 머리에 비추는 것만으로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21일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발표에 따르면, 인지/사회성연구단 허원도 초빙연구위원, 신희섭 단장, 이상규 연구위원 연구팀은 빛으로 뇌세포 속 칼슘 농도를 조절해 공간 기억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새로 개발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의 온라인 판에 수록되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세포에 빛을 비춰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옵토스팀원(OptoSTIM1)’ 기술을 발전시킨 것이다. 옵토스팀원은 쥐 머리에 청색 빛을 비춰서 세포의 칼슘 통로를 열고 세포 내로 칼슘을 유입시키는 기술이다. 다만 기존에 이 기술을 이용하려면 빛을 뇌 조직으로 전달하기 위해 생체 내에 광섬유를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광섬유 삽입은 생체 조직을 손상시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등의 부작용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빛을 수용하는 단백질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방법을 통해, 빛에 대한 민감도를 크게 높여 광섬유가 필요 없는 '몬스팀원(monSTIM1)’이라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실제 몬스팀원 기술을 이용해 살아있는 쥐 뇌세포의 칼슘 농도를 높여 기억력 실험을 진행한 결과, 수술 없이 손전등 강도의 빛을 살아있는 쥐 머리에 비추는 것만으로도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가 증가하고, 공간 기억 능력이 향상되었다.

허원도 교수는 “몬스팀원 기술을 이용하면 빛만으로 뇌를 손상시키지 않고 비침습적으로 세포 내 칼슘 신호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이 뇌세포 칼슘 연구, 뇌인지 과학 연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