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됨에 따라 중국 정부가 우한시를 봉쇄하는 등 총력전에 돌입하는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위원회를 소집하고 비상사태 선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시, 교통 전면 중단…사실상 봉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한시 지방정부는 23일(현지시간)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지하철을 비롯한 우한시내 대중교통과 페리, 도시 간 노선 등에 대해 운행을 일시 중단하고 우한을 경유하는 항공편과 외부로 나가는 열차편에 대해서도 모두 운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한시는 교통편 재개는 향후 상황에 따라 추후 공지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주민들에게는 특별한 사유 없이 도시를 벗어나지 말 것을 권고했다.
[中 ‘바이러스와 전쟁 선포’…‘갑류’ 대응, 강제 치료도 가능]
우한시 지방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은 중국 정부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총력 대응’을 지시하는 한편, 21일에는 전날 폐렴 확진 환자가 발생한 윈난(雲南)에 시찰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을 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에 해당하는 ‘을류’ 전염병으로 지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은 흑사병이나 콜레라와 같은 ‘갑류’ 수준으로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현지 언론은 갑류 수준의 대응이 본토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라면서, 정부가 모든 단계에서 격리치료와 보고를 요구할 수 있고 공안이 공공장소에서 검문을 하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에 대해선 강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WHO, ‘비상사태 선포’ 카드 꺼내나?]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2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해 우한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WHO는 23일 정오 긴급위원회를 재개하고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22일 긴급위원회 종료 후 열린 브리핑에서 “충분한 정보와 고려를 통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그 결정은 내가 매우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비상사태 선포와 관련해 “(우한 폐렴이)진화하고 복잡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위원회 논의는 훌륭했지만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선포 시 무역 및 여행 자제…적잖은 파장 일듯]
WHO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비상사태가 선포될 경우 국제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적 비상사태는 가장 심각한 전염병의 경우에만 사용되는 규정으로, 선포될 경우 전염병 발생 국가에 대한 교역과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각국에 전달되고 국제적 의료 대응 체계가 꾸려진다.
이번 바이러스로 비상사태가 선포될 경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난 10년 사이 비상사태가 선포된 6번째 사례가 된다.
[발표마다 수십 명씩 늘어…사망자도 17명으로 급증]
한편 중국내 우한 폐렴 확진 환자 수는 발표가 거듭될 때마다 수십 명씩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 540여 명으로 불어났다. 사망자 수도 급격히 늘어나 현재까지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확진 환자는 우한에서 광둥, 베이징, 저장, 상하이, 충칭, 쓰촨 등으로 확산돼 사실상 중국 전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앞서 한국과 일본, 태국, 마카오를 비롯한 아시아 곳곳에서도 확진 환자가 확인되는 한편 미국에서도 확진 환자가 확인된 가운데 최근에는 멕시코와 브라질에서도 의심환자가 나타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