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오리고기 요리할 땐 물로 씻지 마세요
닭, 오리고기 요리할 땐 물로 씻지 마세요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29 12:00
  • 최종수정 2020.01.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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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간만에 음식 솜씨 좀 발휘해 볼까?’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닭 요리를 준비하는 김 모씨(37). 당근과 감자 등 채소를 능숙하게 손질한 뒤, 마트에서 사온 닭볶음용 손질 닭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둔 뒤 각종 양념을 준비한다. 크게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는 김씨의 요리 과정이지만, 사실 이는 온 가족 건강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바로 닭을 물에 문질러 씻은 행동 때문이다. 

 

[닭 씻다 물 튀면? 캄필로박터 식중독 위험]

생 닭을 구입해 요리를 하다 보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세척하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영국 국립 보건 서비스에 의하면, 생 닭을 씻는 과정 중 튈 수 있는 단 한 방울의 물방울이 싱크대나 다른 식재료에 ‘캄필로박터(campylobacter)’라는 박테리아를 퍼뜨려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캄필로박터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종류의 세균으로, 닭 위장에 기생하는 경우가 많다. 캄필로박터에 감염되면 발열,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며, 어린이의 경우 혈변을 볼 수도 있다. 식중독 증상이 심해지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말초신경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길랭-바레 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다. 캄필로박터균은 7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할 경우 전부 제거되며, 수돗물로 씻는 것으로는 씻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생 닭을 물에 씻는 행동은 세균제거는커녕 세균을 퍼트리기 십상이므로 피해야 하며, 요리할 때는 충분히 열을 가해 조리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찝찝하다면, 종이타월로 톡톡]

시중에 유통되는 생 닭은 이미 제조 과정 중 살균 세척을 거쳐 판매된다. 따라서 굳이 물에 씻을 필요 없이 바로 요리에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정 찝찝하다면 물로 씻는 대신에 종이타월 등으로 닭의 표면을 가볍게 두드리는 방법으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만약 생고기를 손으로 만졌다면 다름 음식 재료나 식기를 만지기 전에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요리를 할 때는 칼이나 조리도구를 생 닭 손질용과 다른 식재료 용으로 분리해서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세척/소독 후 보관한다. 또한 교차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조리할 때는 채소류, 육류, 어류 순으로 준비한 후 생 닭을 가장 마지막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가금류, 유통기한 짧아 보관 주의]

닭, 오리고기 등의 가금류는 유통기한이 10일 이내로, 돼지고기 30일, 소고기 60일에 비하면 매우 짧은 편이다. 그만큼 다른 육류에 비해 쉽게 부패하기 쉽기 때문에, 구매 후 보관을 할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생 닭이나 오리를 구매했다면 반드시 영하 2~5도에서 냉장 보관해야 하고, 구매 후 될수록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가금류는 식중독균에 취약하기 때문에 냉동한 고기를 해동할 때도 상온에 두지 말고 냉장실에서 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