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박치영의 생기 가득 피부 이야기(땀 배출) 1
한의사 박치영의 생기 가득 피부 이야기(땀 배출) 1
  • 박치영(생기한의원 강남역점 대표원장, 대전대 한의학 겸임교수, 중부대 피부미용학 외래교수)
  • 기사입력 2020.02.06 09:00
  • 최종수정 2020.02.0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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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건강과 치료의 본질은 바로 땀 배출!!

[헬스컨슈머]우리의 인체에는 무수히 많은 땀샘이 존재한다. 그 수는 대략 300~400만개에 이른다고 하니 엄청난 수가 아닐 수 없다. 땀은 90% 이상이 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외에도 나트륨, 염소, 칼륨, 질소 함유물, 젖산, 요소 등이 있다.

 

[땀의 놀라운 기능들]

의외의 기능 1, 피부보습

땀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기능은 바로 체온조절과 관련된 것으로,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무척 중요한 기능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또 하나의 역할이 바로 보습 기능이다. 피부에서는 Natural Moisturizing Factor(NMF)라 불리는 천연보습인자가 생산된다.

이러한 NMF(천연보습인자)와 함께 피부에 작용하는 또 다른 천연 보습제가 바로 땀이다. 땀에 함유되어 있는 젖산과 칼륨이온은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아토피와 건선을 비롯한 만성 피부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 천연보습인자가 부족하며, 땀도 충분히 흘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외의 기능 2, 피부 장벽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또한 땀은 피부 장벽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땀은 피부 장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며, 또한 알러지 피부염의 원인균으로 작용하는 진드기를 비롯한 다양한 항원의 효소작용을 조절하는 것이다. 따라서 땀을 충분히 흘리는 것은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자연의 생태계에 비유하자면, 땀은 피부의 사막화를 막을 수 있는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피부 생태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데 있어서 땀은 핵심이고 본질이다. 한의학에서는 땀 분비를 통한 독소의 배출을 무척이나 강조한다. 그래서 땀의 배출을 피부 건강 관리와 피부 질환 치료에 있어 우선적으로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

가끔 땀을 흘리면 가려움이 더 심해진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자신의 땀에 대해서 알러지 반응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만성적인 아토피나 알러지 피부염으로 고생하시는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땀을 흘리지 말아야하는 건 아닌지 반문하시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땀을 흘리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근본적인 관점에서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땀은 어떻게 흘려야 하나?]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땀을 흘리는 것이 피부 건강 관리와 피부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까? 일상에서 땀을 흘릴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운동, 찜질방, 반신욕 등이 있다.

운동, 능동적 땀 배출

운동은 능동적인 근육 활동을 통해서 땀이 배출됩니다. 운동은 피부 건강은 물론이고, 신체 전반적인 건강 관리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활용되는 방법이다. 하지만 기초 체력이 좋지 않거나 허약한 분들이 무리해서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합니다. 특히 아토피와 건선 등의 만성적인 피부 질환 환자의 경우, 체력을 고려하여 하루 30분 내외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찜질방과 사우나, 수동적 땀 배출

찜질방을 이용하거나 사우나를 활용해서 땀을 충분히 배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경우는 50~60도의 온도에서 30분 이내로 조절하는 것을 권한다. 특히 피부가 약하거나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철저하게 시간과 온도를 지켜줘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가장 추천하는 방법, 반신욕

어떠한 방법이든 꾸준히 땀을 흘리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필자가 그중에서도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체온보다 약간 높은 온도의 물에 하체를 담궈주는 ‘반신욕’이다.

한의학에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는 표현이 있다. 머리는 시원하게, 발은 따뜻하게 관리하라는 표현입니다. 또한 두무냉통 복무열통(頭無冷痛 腹無熱痛)이라는 말도 있다. 머리가 차가워서 아픈 법이 없으며 배가 따뜻해서 아픈 법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머리를 비롯한 상체는 시원하게 관리하고, 배꼽 이하의 하체는 따뜻하게 관리하는 것이 바로 건강의 비결입니다.

피부 질환을 앓고 있거나 피부에 트러블이 많은 분들은 머리 쪽으로는 상열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아랫배 아래의 하체에서는 냉감을 느끼는 경우가 빈번하다. 반신욕은 차가운 하체에 온열 자극을 주어, 하체는 물론 인체 전신에 걸쳐서 혈액순환을 개선해준다.

반신욕,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반신욕,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반신욕하는 방법

반신욕 역시 온도와 시간이 중요하다. 반신욕의 적절한 온도는 38°~40°로, 시간은 30분 이내로 끝내야 한다. 온도를 너무 높게 하거나 시간을 더 늘리게 되면, 오히려 피부에 부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진물이 나거나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반신욕을 중지하고, 피부가 안정될 때까진 반신욕을 피해야 한다.

또한 아토피, 건선 등의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반신욕 직후, 시원한 물로 몇 분간 샤워를 해야 한다. 시원한 샤워를 통해서 피부 표면의 온도를 진정시키는 것이 염증 관리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체온의 원활한 조절을 위해, 피부의 생리적인 보습 기능을 위해, 피부의 장벽을 튼튼하게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기 위해서 땀 배출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아토피와 건선을 비롯해 지긋지긋하게 재발되는 만성 피부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매일 땀을 흘리는 것이 좋다. 독자 여러분이 어떤 방식이든, 땀을 충분히 흘려서 피부 건강을 유지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