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컨슈머] 무서운 속도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과 관련해 중국의 최대 규모 인터넷 회사인 ‘텐센트’가 웹페이지에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를 ‘2만 4589명’이라고 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정부가 중국 내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축소 발표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텐센트, 사망자 ‘2만4589명’ 표기…단순 오류?]
5일 대만의 영문 매체 ‘타이완 뉴스’는 지난 1일 오후 11시경 텐센트가 ‘유행병 실시간 상황판’ 웹페이지에 중국 정부의 발표와 큰 차이가 나는 수치를 표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노출된 상황판에는 확진자가 ‘15만 4023명’, 의심환자가 ‘7만 9808명’, 퇴원자가 ‘269명’, 사망자는 ‘2만 4589명’ 등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이는 당시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일 0시 기준 확진자는 1만 1791명, 의심환자는 1만 7988명, 퇴원자는 243명, 사망자는 259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사망자의 경우 당시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약 ‘94배’ 높은 셈이다.
해당 상황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대로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타이완 뉴스에 따르면 텐센트의 상황판은 이후에도 3차례 정도 비슷한 오류의 발생과 수정이 반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사망자 수치를 축소해 발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타이완 뉴스는 이후 텐센트의 표기 오류가 수차례 반복되는 과정에서 수치가 점차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단순 오류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전혀 무관한 숫자가 오류로 표시됐을 가능성은 없다”면서 “중국 정부가 도시를 완전히 봉쇄할 정도면 사태가 훨씬 심각한 것 아니냐”는 등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5분간 시신 ‘8구’ 실려나가는 영상도…“시설 부족해 입원치료 어려워”]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사태’ 축소 의혹은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다. 지난달 25일경에는 중국 우한 지역 내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해 병원과 거리 곳곳에 쓰러져 있다면서 환자들이 쓰러지거나 누워있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기도 했었다.
이어 지난 1일 중국의 누리꾼 팡빈(方斌)씨가 SNS에 게시한 영상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해당 영상에는 우한 내에 확진자들이 격리된 ‘제 5병원’에서 남성이 지켜본 5분 동안 ‘8구’의 시신이 실려나가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또 영상에 담긴 병원 내부 모습에서는 병상 위에 안치된 또 다른 시신 한 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영상 속 병원 관계자는 “안에 시신이 얼마나 많냐”는 질문에 “아직 많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의혹이 꾸준히 확산되자 중국의 유력 경제지 ‘차이신(財信)’ 등 다수의 중화권 매체들도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뿐 아니라 같은 후베이성에 속한 황강(黃岡)에서도 의료시설과 물자가 부족해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격리병동의 관계자는 “600명의 중환자가 있었지만 검사지가 부족해 단 한 명의 확진 판정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감염자가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 ‘미확진 사망자’나 ‘폐렴 사망자’ 등으로 집계된다. 실제로 해당 병원에서는 5명의 미확진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우한 시민은 “지난 21일 시어머니가 증상을 보여 ‘폐부 고도 감염’ 진단을 받았지만, 입원을 못해 집에서 치료했다”면서 “결국 사망했는데 사인이 ‘보통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하루 최대 ‘200구’ 화장터, 연일 ‘완전가동’ 증언도]
다수의 중화권 매체들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반중성향의 홍콩 매체 ‘에포크타임스’는 우한시 장례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우한시에는 한커우를 포함해 우창, 칭산 등 4곳의 화장터가 있지만 중국 정부가 우한폐렴으로 사망한 시신을 한커우에서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면서 “한커우 화장터는 소각로 14대로 하루 최대 200여구의 시신을 화장할 수 있는데 지난 26일 이후 연일 완전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에포크타임스를 비롯한 복수의 홍콩 매체들은 우한의 한 장례업체가 “시신 담을 자루가 부족하다”며 기증을 호소하는 글을 게시했다 삭제된 사실을 보도하면서 실제 사망자는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563명’보다 많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부 전문가들, 치사율 ‘11%’ 주장]
일부 전문가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주장을 내놓고 있다. 우한 진인탄병원과 상하이교통대, 루이진병원 연구팀이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99명 중 11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알려진 치사율 2.13%의 다섯 배를 넘는 수치다.
감염자 수도 공식 발표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홍콩의 한 연구진이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발생 초기인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감염자 수치와 중국의 통제를 고려해 연구한 결과 우한 인구 1100만의 0.69% 수준인 7만 5815명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