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던 일본 대기업, 결국 코로나 격리에 나서
눈치보던 일본 대기업, 결국 코로나 격리에 나서
  • 최유진 일본 도쿄 특파원
  • 기사입력 2020.02.26 10:52
  • 최종수정 2020.02.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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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츠(좌)와 시세이도(우) 본사 건물, 사진제공: 덴츠, 시세이도
덴츠(좌)와 시세이도(우) 본사 건물, 사진제공: 덴츠, 시세이도

[헬스컨슈머]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가 일본과 한국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대기업들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본격적 행동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올림픽 흥행을 염려하며 방역을 등한시하던 일본에서,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기업들이 결국 자체적인 행동에 나섰기에 의미가 더욱 크다.

일본 최대 기업 중 하나이며 세계적으로는 전세계 광고 대리 회사 중 5위 규모를 자랑하는 덴츠(株式社電通)의 동경 본사에 근무 중인 50대 남성이 24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며, 본사 직원 5천명이 금일 26일부터 재택 근무를 하도록 지시 받았다. 특히 양성판정을 받은 직원과 회의 등을 통해 직접적인 접촉이 있었던 직원 4명은 어제 25일부터 재택 근무를 시행하였으며 거래처에의 방문도 금지되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유명한 기업인 시세이도 또한, 금일 26일부터 3월6일까지 직원 약 8천명을 대상으로 재택 근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장직원이나 판매원 또한 출근을 하지 않고 재택 근무를 한다. 시세이도 직원 중 감염자가 확인 된 것은 아니나, 위기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한 사전 방책이다. 시세이도는 이전에도 재택 근무를 장려해 왔으나, 오늘부터 전 직원의 3할에 이르는 8천명을 대상으로 출근을 금지하는 방안까지 실시하게 된 것이다.

본래 전통을 중시하며 조직을 위해 개인이 희생하는 문화가 널리 퍼져있는 일본이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 두 곳이 오늘을 기점으로 이러한 행동에까지 돌입하면서,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크고 작은 다른 기업들 또한 재택 근무 혹은 출퇴근 시간 변경을 통해 사람들간의 접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혹은 실시 중이다. 질병 관리 차원에서의 변화와 더불어, 서울의 지옥철보다도 더 붐비기로 유명한 일본의 출퇴근 시간이 도쿄 올림픽 전의 이러한 위기를 계기로 장기적인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