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너무 심하다면?…‘자궁내막증’ 의심해봐야
생리통, 너무 심하다면?…‘자궁내막증’ 의심해봐야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20.02.26 15:29
  • 최종수정 2020.02.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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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한 달에 한 번, 생리 중 발생하는 생리통은 2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가임기 여성의 절반 이상이 경험하는 흔한 부인과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여성들의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생리통 심하면 자궁내막증의심해야20~40대 환자 90%]

이처럼 생리통이 심한 경우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 ‘난소종양등을 의심해볼 수 있는데, 특히 자궁내막증은 극심한 생리통뿐만 아니라 만성적 골반 통증, 성관계 시 통증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만약 진통제를 복용한 후에도 심한 생리통이 지속된다면 이 같은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나팔관, 복막 등의 부위에 생기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생리혈은 질을 통해 배출되지만, 일부는 난관을 통해 역류하여 복강 내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때 복강 내에서 생리혈이 제거되지 못하고 난소나 기타 복강 내 여러 장소에 병변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 자궁내막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384583명이었던 자궁내막증 환자는 2017111214명으로 늘어나 5년 사이 3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궁내막증 환자 중 20~40대 여성이 9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가임기 여성이 심한 생리통과 난임을 겪고 있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심한 경우 임신 어려워져기흉·요통 나타나기도]

자궁내막증이 생기는 경우 염증반응으로 인해 난소와 주변 장기가 붙어버릴 수 있다. 이런 골반 내 유착은 나팔관의 원활한 운동을 방해하고 수정 후 배아가 자궁 내로 유입되는 과정을 방해하게 되는데, 심한 경우 가임기 여성에게서 임신이 어려워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자궁내막증은 골반 외에도 다양한 부위에 발생할 수 있다. 소화기계에 발생 시 설사, 변비, 항문 출혈, 복통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흉부에 발생하는 경우 기흉, 혈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비뇨기계통에 발생하는 경우 배뇨통, 빈뇨, 하복부 압박감, 요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증은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이지만 모두 생리 주기와 연관되어 나타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치료 후 재발하는 경우 많아가임력보존이 중요]

통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최대 60%1년 이내에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증상의 유무와 상관없이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되면 치료받는 것이 좋다. 자궁내막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증상의 정도, 진단 연령, 추후 임신 계획의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자궁내막증은 치료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재발 방지와 함께 가임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내막증의 치료 방법은 호르몬 치료수술적 치료가 있다.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난임이 있는 경우 수술을 통해 가임력을 향상시키고, 필요하면 보조생식술의 도움을 받아 임신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임신 계획이 없는 경우, 수술 후 호르몬 치료를 하여 복강 내 미세하게 남아있는 자궁내막조직을 억제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수술로 자궁내막증을 완벽히 제거해도 5년 안에 환자의 약 40%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임신 계획이 없어도 수술 후 호르몬 치료를 병행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산부인과 상재홍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