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통행 제한 의미없어?
이탈리아 통행 제한 의미없어?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0.03.10 11:47
  • 최종수정 2020.03.1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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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도시 기차표 구매 가능...시장 평소처럼 활기차
주세페 콩테 이탈리아 총리, 사진제공: 이탈리아 총리실
주세페 콩테 이탈리아 총리, 사진제공: 이탈리아 총리실

[헬스컨슈머]이탈리아가 코로나19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전국을 ‘이동제한 지역(레드존)’으로 지정했지만, 이탈리아 국민들은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이다.

주세페 콩테 이탈리아 총리는 9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10일부로 전국 모든 지역에 대해 이동제한령이 발효될 것"이라며 "모든 국민은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국내 다수 언론도 오늘(10일)아침 '사상 초유의 사태', '이탈리아 전국의 폐쇄조치' 등이라 표시하며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번 조치로 인해 4월 3일까지 약 6000만명의 이탈리아 국민이 업무·건강 등의 이유를 제외하곤 거주지역에서도 어느 곳으로도 이동할 수 없게 되었으며, 모든 문화·공공시설도 이번 조치로 폐쇄된다. 기존에 이번달 15일까지로 예정되었던 전국 휴교령도 4월 3일까지로 훌쩍 늘어났다.

당국은 응급상황이나 긴급 업무 등의 합당한 이유 없이 통행할시 벌금 또는 최대 3개월의 구금에 처한다고 발표했다.

기자가 직접 시도해 본 밀란-로마 기차표 구매, 화면제공: Italo
기자가 직접 시도해 본 밀란-로마 기차표 구매, 별다른 문제 없이 평소처럼 구매할 수 있었다. 화면제공: Italo

하지만 그 전부터 이동제한 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는 롬바르디아주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낌없이 도시를 활보하고 있다. 롬바르디아의 최대 도시중 하나인 밀라노 시에 거주중인 한국 교민들에 따르면, 10일 오전 여전히 거리는 활기찬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자가 직접 시도해본 결과, 밀라노 시에서 수도 로마 시로 이동하는 기차표 역시 별다른 절차나 문제없이 평소처럼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상점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영업하는 것이 가능하다. 바와 카페, 그리고 음식점들 역시 고객 최소 1m 이상의 안전거리를 확보한다면 6시-18시까지 12시간동안 영업을 전혀 제지하지 않는다.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통행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지난 8일의 ‘금지구역’에는 차들이 도로를 메우고 있고, 단 하나의 바리케이드나 검역(검문소)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통행 제한’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진자 수가 917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대비 1797명(24.3%) 증가한 것으로 사흘 연속 1000명대 증가세다. 과연 이번 조치를 통해 제대로 된 방역이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