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치료 효율적인 ‘바이오잉크’ 개발
심장질환 치료 효율적인 ‘바이오잉크’ 개발
  • 박신안 기자
  • 기사입력 2020.03.26 11:01
  • 최종수정 2020.03.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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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 부위 개선 ‘바이오잉크 심장패치’ 개발
홍합 단백질에서 실마리 찾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심근경색 등 심장질환 치료에 효율을 보일 수 있는 연구가 발표됐다.

포스텍(포항공대)은 서울성모병원, 홍콩시립대와 함께 구성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줄기세포 기능을 향상해 혈관을 재생하고 심근경색 부위를 개선하는 '바이오잉크 심장패치'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심근경색은 심장혈관이 혈전 등에 의해 막히면 심장으로 산소와 영양 공급이 어려워 근육세포와 이를 둘러싼 혈관이 극심하게 손상돼 심근 벽에 괴사가 일어나는 증상이다. 심장은 한번 손상되면 스스로 재생될 수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손상된 심장근육을 획기적으로 복원시키는 방법은 없다. 이에 최근 들어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심근조직에 이식하여 재생시키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잉크는 3D 프린터에 넣으면 인공 장기를 만들 수 있는 잉크로, 세포를 의도한 대로 배양하는 물질을 가리킨다.

연구진은 먼저 줄기세포의 치료 잠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 줄기세포에 간세포 성장 인자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했다. 유전자를 변형한 줄기세포를 기존 줄기세포와 혼합해 바이오잉크 패치를 만들고 심근경색이 진행된 심장근육에 이식했다. 이에 주사로 전달할 수 있는 세포의 양이 제한적인 것을 감안해 바이오잉크를 사용해 패치 형태로 만들었다.

그 결과 패치형태로 이식된 세포는 줄기세포만 이식한 실험군에 비해서 체내에서 더 오래 생존했고, 더 많은 수의 심근 세포가 살아남았다. 혈관 형성 및 세포 생장에 도움을 주는 사이토카인분비가 극대화됨에 따라 양분을 원활하게 전달해 혈관 재생을 촉진할 뿐 아니라 심근세포의 생존기능을 강화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또 이 연구에 대해 '인 비보 프라이밍(in vivo priming, 체내에서 진행되는 기폭제)'라는 이름을 지었다.

연구진은 유전자변형 줄기세포를 통해 이식된 줄기세포는 궁극적으로 혈관 재생을 향상시키고, 심근경색 부위를 개선시킴으로써 심근경색 치료의 획기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 연구의 특징은 '홍합'에서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연구진은 물속에 히알루론산과 홍합접착단백질, 줄기세포를 넣었을 때 히알루론산과 홍합접착단백질이 물과 분리되면서 서로 섞이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이 두 물질은 주변의 줄기세포를 포집했다. 연구진은 이를 체내의 물(혈액) 성분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액상 형태의 줄기세포 전달체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후 줄기세포를 품은 이 세포전달체를 손상된 심근 벽에 주사해 이식했다. 동물실험 결과 홍합접착단백질 소재가 지니는 접착성과 혈관 형성 능력, 그리고 줄기세포의 생체 분자적 효능을 바탕으로 이식된 줄기세포가 오랜 기간 손상된 심근 조직에서 생존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유전자 조작 줄기세포와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이미 식약처와 FDA 등에서 승인을 받은 성체줄기세포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머지않은 시일 내 새로운 개념의 심근경색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