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수저통, 공동 반찬…이대로 괜찮을까?
음식점, 수저통, 공동 반찬…이대로 괜찮을까?
  • 박신안 기자
  • 기사입력 2020.04.02 10:30
  • 최종수정 2020.04.0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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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음식점, 16명 집단감염 발생
음식점…수저 개별포장·개인반찬 제공 필요

[헬스컨슈머]최근 경북 경주의 한 식당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영화관이나 PC방뿐 아니라 소규모 식당 같은 사회적 거리 두기 환경이 취약한 곳의 감염 우려와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경북 경주의 한 음식점에서 무려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감염자는 음식점 점주와 손님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었다. 최초 확진자 인원은 10명이었지만 나머지 6명은 그 10명과 접촉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프렌차이즈 꼬치구이점인 이 식당은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음식점은 정부에서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매우 취약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혼자서 식당에 가 식사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앞사람, 혹은 옆 사람과 멀지 않은 장소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또 음식을 먹기 위해 당연히 마스크도 벗어야 한다. 함께 식사를 하다 보면 쉽게 대화가 오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입에서 나온 침과 같은 비말이 상대방에게, 혹은 식탁 위나 음식물에 튈 수 있다. 그리고 신경 써야 할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수저통반찬의 공유역시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수저통, 확진자가 만진다면?]

식당에서의 수저통은 대개 식탁 위에 올려져 있다. 가끔 수저통 없이 음식을 주문하면 인원수에 맞춰서 수저를 주거나, 개별용으로 포장된 식당도 있지만 많지 않다. 식탁 위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이 인원수에 맞춰 수저를 꺼내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수저통과 수저들은 개수가 다 떨어지기 전 그날 식당이 문을 닫는 시간까지, 심지어 그 다음날에도 그대로 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구비하고 있는 수저통의 모습이다. 불특정 다수의 손이 오간다, 사진제공: 박신안

만약, 그러면 안 되겠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식당에서 수저통을 열어 수저를 만진다면 그 바이러스는 약 3일간 생존한다. 물론 음식점에서는 매일 수저와 통을 세척하겠지만 문제는 확진자가 식사를 마치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다. 수저를 챙길 때는 자연스럽게 수저통 안 다른 수저들을 만질 수밖에 없다. 확진자가 사용한 수저가 아니더라도 손에 닿은 수저를 다른 사람이 만지게 되면 바이러스가 그 사람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손님뿐 아니라 그릇을 수거하는 직원 역시 확진자의 비말 등이 묻어있는 그릇과 수저를 함께 만지게 된다. 앞서 소개한 경주의 집단감염 사태의 경우, 아직 확실한 감염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간주된다.

수저통의 문제점 개선방안 중 가장 안전한 것은 수저의 개별포장이다. 현재 많은 음식점 식탁 위엔 지금도 여러 개의 수저가 있는 수저통이 있고, 손님들은 아무렇지 않게 그 안의 수저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문제점 등을 고려해볼 때, 하루빨리 정부 등에서 수저의 개별포장을 권고하거나 캠페인을 할 필요성이 있다. 일단 식탁 위에 불특정다수가 사용할 수저통을 올려놓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면 그 인원수에 맞게 개별 포장한 수저를 제공하는 방법이 현재로써는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더라도, 수저 개별포장의 문화가 정착되어지는 것이 위생적으로나 안정성에 있어서 훨씬 바람직하다.

 

[또 하나의 문제, '반찬 공유']

또 하나의 문제점은 반찬 공유. 우리나라는 2~3인분 이상의 식당 메뉴가 많다. 때문에 탕이나 찜, 국물 있는 요리들을 먹을 때 중앙에 두고 함께 먹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물론 근 몇년부터 찌개에 숟가락을 공유하는게 아닌, 각자의 그릇에 덜어먹는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했지만, 그 외 밑반찬들은 아직 개별적으로 먹는 장면이 상당히 드물다.

이렇게 반찬이 놓일 경우 서로의 젓가락이 간접적으로 닿게 된다.

음식점에서는 밑반찬을 식탁에 올릴 때 손님 한 명당 1인분의 반찬을 개별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1인분이라고는 하지만 반찬의 양 역시 최초 제공 시엔 양을 적게 해 혹시나 반찬이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양이 모자른 사람이 다시 반찬을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을 써 반찬이 남는 것을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 환경오염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스스로 안전한 식사시간 챙겨야]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지만 정작 음식점에서는 그 모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장소의 특징 때문이다. 때문에 음식점에서는 수저의 개별포장과 반찬의 개인별 제공 서비스를 시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님들 역시 2명이 4인용 식탁에 앉을 때는 대각선으로 앉기, 중앙의 메인 음식에 혹시라도 자기 숟가락을 대지 않도록 주의하기, 가급적 식사시간엔 필요한 말만 하고 침이 튀는 것을 주의하는 등의 행동을 해 안전한 식사시간을 스스로 챙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