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금주, '이것'모르고 담그면 독주?!
담금주, '이것'모르고 담그면 독주?!
  • 임하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4.23 09:00
  • 최종수정 2020.04.23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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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금지된 식물 알고 담아야...
술의 농도, 보관용기, 보관방법도 기준이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코로나 사태로 인해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심심풀이를 겸한 식료품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중 젊은 층에서 사랑받는 것이 달고나 커피, 그리고 중장년층 사이에서 각광받는 것이 바로 약재, 과일, 꽃 등의 재료를 소주 따위의 술에 함께 담가 우려낸 담금주다. 담금주는 과일, 꽃잎, 산야초 등에 설탕이나 술을 넣고 숙성시키는 방법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고, 재료에 따라 다양한 색과 향도 낼 수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꽤 오래 전부터가정에서 직접 담금주를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칫 잘못된 방법으로 담금주를 만들면 독성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원료 선택부터 주의하기]

 담금주의 주재료가 되는 원료 선택은 담금주의 질을 결정하며, 민간요법에서 치료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식용이 금지된 식물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먼저 과일은 맛과 향이 좋은 제철 과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과일을 고를 때는 과육이 단단하며 상처가 없고 곰팡이가 피지 않은 신선한 것을 골라야 한다.

신 것과 약간 덜 익은 것을 사용해야 담금주의 맛과 향을 제대로 살릴 수 있고, 너무 익은 과일을 사용할 경우 담금주를 혼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흔히 담금주로 많이 만드는 매실주의 경우 손상되지 않은 신선한 매실을 사용해야 하며, 매실 씨앗을 제거한 후 담그거나 담근 후 100일 이내에 씨앗을 제거해야 한다. 매실의 경우 매실의 씨와 알코올이 반응하면 발암물질인 에틸카바메이트(ethyl carbamate)가 자연적으로 소량 생성되기 때문이다.

꽃으로 술을 담글 때는 주로 진달래, 매화, 아카시아, 국화 등을 사용하며, 갓 피었거나 반쯤 피어난 꽃잎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민간요법에서 치료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백선피’, ‘만병초’, ‘초오’등은 사실은 식용이 금지된 식물이므로 담금주를 만들어 먹으면 그야말로 독주가 될 수 있다. ‘백선피’로 만들 술은 ‘봉삼주’, ‘봉황삼주’로 알려져 있으나 독성이 있어 간 기능 이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만병초’에는 구토와 메스꺼움을 일으키는 그레이아노톡신(grayanotoxin)이 들어있다. 또한 ‘투구꽃’의 뿌리인 ‘초오’는 아코니틴(aconitine), 메스아코니틴(mesaconitine)등이 들어 있어 중독되면 복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술의 알코올 농도는 25도, 30도, 35도…]

원료 선택이 끝났다면 이제 술의 알코올 농도를 선택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시판되는 담금용 술의 알코올 농도는 25도, 30도, 35도 등이며 담금주 원료에 따라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담금주를 만들어 저장하는 과정에서 원료에 함유된 수분이 스며 나와 알코올 농도가 점차 낮아지면 자칫 담금주가 상할 수 있다. 따라서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을 원료로 할 때에는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담금주 용기도 아무거나 사용하면 안돼]

담금주를 담그는 용기는 유리병이나 항아리가 적당하며, 그 이외의 재질이라고 하더라도 식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진 ‘식품용’이라는 표기가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용기는 사용 전에 미리 깨끗하게 세척하고 뜨거운 물 등으로 소독해 잡내와 세균을 없앤 후 사용해야 한다.

 

[담금주 보관 방법]

담금주를 담아 보관할 때는 산소가 들어가지 않게 완전히 밀폐한 후 햇빛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보관 후 개봉해서 마실 때에는 맑게 여과해서 마시면 더 건강하고 맛있는 담금주를 즐길 수 있다.

담금주는 옛부터 약술로 여겨지며, 손님상에 내놓는 반주로 쓰이는 손맛과 마음이 들어간 의미있는 술이기도 하다. 과실이나 약재의 특성을 잘 우려내고 그것을 오랫동안 보존하면서 섭취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올 봄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콕’하는 이 때 안전한 방법으로 가족들과 함께 제철 과실과 약재로 담금주를 담그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은 '집콕놀이'가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