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 미세먼지 뽀개기
공공의 적, 미세먼지 뽀개기
  • 임하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5.01 12:30
  • 최종수정 2020.05.0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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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미세먼지가 바꿔놓은 우리의 일상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돌이켜보면 과거에는 봄에 황사로 시야가 뿌옇거나 꽃가루로 알레르기가 생기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우리 삶에서 미세먼지의 공포가 공기와 관련된 가장 큰 이슈가 되었다. 물론 최근에야 코로나로 인해 흔치 않은 맑은 날은 장기간 맞이하긴 했지만, 코로나도 점점 사그라들고 중국도 다시 공장들을 하나둘 가동시키며 다시 뿌연 하늘을 맞이하고 있다.

물론 예전부터 대기오염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사람들이 그 심각성을 인지할 정도로 심해졌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외출하기 전에 날씨예보 뿐만이 아니라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게 되었고, 혹여 행사를 진행하게 되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로 좋은 반응을 보기 힘들어졌다. 우천만큼이나 미세먼지가 우리 삶의 변수가 된 것이다.

 

[미세먼지란?]

말 그래도 미세한, 작은 먼지를 말한다. 크기에 따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의 굵기가 50~70㎛에 해당하며 미세먼지의 크기는 그 지름이 10㎛보다 작은 경우를 말하며, 지름이 2.5㎛보다 작은 경우에는 초미세먼지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왜 생기나?]

미세먼지는 바람이 없어 대기가 정체되면 대기중의 오염물질을 날려 보내지 못하게 되는데 이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봄과 겨울철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기온이 올라가는 초봄과 다르게 겨울철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는 이유는 겨울철 난방연료와 전력사용의 증가로 오염물질 배출량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과 더불어 겨울철 중국 등지에서 편서풍을 타고 대기 오염물질이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겨울철마저도 예외 없이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게 되었다.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기여도는 연 평균 3분의 1정도]

국가 영역으로서 영공의 지위가 중요하지만 그 영공을 넘나드는 대기를 막을 방법은 없어서 우리나라는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에도 영향을 받는다.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기여도는 연 평균 3분의 1정도이다. 하지만 겨울철이나 초봄에 중국 등에서 오염물질이 다량으로 유입되는 때에는 해외 기인 오염물질의 기여도가 평상시보다 훨씬 높아져서 고농도가 시작되는 초기의 경우 60~80%가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경우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OECD 38개국 중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쁜 수준이다. 따라서 이미 산업화에 따르는 미세먼지 오염을 극복한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해결해야 할 미세먼지 문제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 건강에 얼마나 해로울까?]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1군 발암물질’의 경우 인간에게 발암성이 있다고 확인된 물질로 1군 발암물질에는 석면, 벤젠 등이 있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아서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면,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폐포 깊숙이까지 침투하게 된다. 단기간의 미세먼지 흡입으로 갑작스러운 신체의 이상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는 우리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공기청정기가 오히려 미세먼지를 많아지게 한다?!]

미세먼지 공포로 많은 사람들이 실내에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실내 공기 오염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전기소비량이 늘어나면 발전소 가동률이 높아지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미세먼지 배출이 많아지는 역기능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공기청정기나 환기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우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등의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사람이 많은 학교나 사무실의 경우 공기청정기만은 가동하는 경우 이산화탄소 등의 농도가 높아지게 되므로 학교 등에서는 수업시간 중 최소 1회 10분 정도는 환기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로부터 내 몸을 지키려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 동안 미세먼지로 인해 건강에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작은 실천들이 필요하다. 먼저 호흡기 질환이나 심혈관계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고농도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하는 경우는 미세먼지 차단력이 있는 KF94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영유아나 노약자는 기저 질환자에 준해서 행동할 것을 권장한다.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어찌보면 경제활동을 하는 우리들은 모두 오염물질의 배출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 역시 저감 대책 수립과 집행은 물론, 혁신적인 저감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우리 역시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모두가 미세먼지 배출저감 실천에 나서야 한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실내의 냉∙난방 온도를 정부가 권장하는 기준으로 맞춰서 이용하고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등 일상생활 속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한다. 미세먼지 해결은 특정 부문이나 특정 기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경제 주체 모두가 미세먼지 재난의 실체를 이해하고 실천에 옮길 때 해결의 길이 열린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