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종식됐나?
조류독감, 종식됐나?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20.04.22 13:05
  • 최종수정 2020.04.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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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지금까지 조류독감 발생 피해 없어
최근 미국·중국에서 감염 사례 발생…안심은 아직 일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조류독감(Avian influenza)은 주로 닭, 오리 등의 조류에 발병하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이다. 인간에게 옮을 가능성은 낮지만, 옮게 되면 치사율(최대 50% 이상)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2004년에 처음 발생해 2006년 두번째 발생까진 큰 문제가 되진 않았지만,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조류독감이 발생했고 그 피해사례도 심각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지난해인 201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에서 조류독감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화포천과 서울 양재천에서 조류독감 사례가 나오긴 했지만 위험성이 낮은 저병원성 인플루엔자로, 피해는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올해 조류독감은 종식된 것일까?

 

[조류독감, 종식?]

당장 작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종식됐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 2월 코로나19 최초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성과 남쪽으로 경계를 맞대고 있는 후난성에서 조류독감이 발병했고, 4,500마리가 감염으로 인해 폐사되고, 가금류 17000여 마리를 살처분 했다. 또 지난 410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정부가 미국의 가금육 수입을 중단했다.

조류독감은 6월에 발생한 경우도 있지만 보통 겨울이나 기온이 낮은 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은 건 분명 희소식이지만 아직 봄은 끝나지 않았고, 가장 최근 조류독감이 발생한 미국의 사례 등을 봤을 때 안심하는 단계까지 온 건 아니다.

 

[조류독감, 사람 감염의 원인은?]

1918년 수천만 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도 조류독감이 큰 원인일 거라는 연구 결과가 2005년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이 조류독감은 인간에게 옮을 가능성이 낮다. 조류독감의 바이러스는 열에 의해 쉽게 사라지기 때문에, , 오리 등을 섭취하기 전 열에 충분히 익히면 독감에 걸릴 일이 거의 없다. 스페인 독감의 경우 1차 세계 대전 이후 면역력이 약해진 병사들이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 닭을 가둬두고 키우다 감염된 것으로, 당시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부족과 합병증 등으로 인해 대량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최근에도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유는 '접촉'이다. 조류독감에 걸린 조류와 인간이 접촉할 경우, 혹은 감염된 조류의 배설물 및 분비물이 인간에게 닿았을 경우다. 또한 생닭이나 생오리를 자주 취급하는 곳에서의 사람들이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조류독감은 사람뿐 아니라 다른 동물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조류독감에 감염된 조류의 배설물 혹은 죽은 사체를 길고양이나 강아지가 발견해 냄새를 맡다가 호흡기로 바이러스가 감염돼 죽는 사례도 종종 보고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달걀, 먹으면 안되나?]

먹어도 된다. 보통 조류독감에 걸린 닭이 낳은 달걀을 먹으면 인간도 조류독감에 감염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가질 수 있지만, 사실 조류독감에 걸린 닭은 알을 낳지 못한다. 또 감염에 의심된 조류들의 경우 대부분 바로 살처분 명령이 내려져 그 알이 유통되는 경우는 희박하다. 만약 감염에 의심되는 조류들의 알이 유통됐을 경우에도 보통 역추적을 통해 수거하며, 혹시 일반인이 이를 구해 먹는다고 해도 열에 익혀 먹는다면 조류독감에 걸릴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날로 먹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