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트랜스지방 0%? 훼이크다!!!
설탕/트랜스지방 0%? 훼이크다!!!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0.04.29 16:30
  • 최종수정 2020.04.29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컨슈머]설탕과 트랜스지방, 십수년 전 혜성처럼 등장해 사람들의 만성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대상이다. 먹고 마시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최중요 과제가 아니게 된 순간부터, 새로운 화두는 ‘만성질환’에게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설탕과 트랜스지방은 바로 그 만성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특명: 설탕과 트랜스지방을 없애라]

미디어가 본격적으로 이를 다루자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역시 기업들이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가적으로 시작된 설탕/트랜스지방 저감화 정책은 수많은 제품들의 리뉴얼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당시 청)은 '빈 열량원'을 경고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영양성분표시를 의무화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기준은 까다로워졌고, 기업들 역시 이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설탕/트랜스지방 덩어리라고 불리는 제과제품과 탄산음료들이 속속들이 ‘제로칼로리’, ‘무설탕’, ‘트랜스지방 0%’등의 멋진 이름표를 달고 다시금 상점의 매대를 채웠다. 이제는 이런 몸에 나쁜 성분들이 하나도 없다고 자랑스레 표방하는 제품들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아니, 오히려 대부분이 그렇다.

 

[0%지만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 법의 허점을 노린 속임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0g’이라고 정말 없는 게 아니다. 소위 말하는 ‘0의 속임수’이다.

칼로리도, 설탕도, 트랜스 지방도 모두 마찬가지다. 현재는 법적 규제로 인해 과자나 음료, 아이스크림 등의 간식류에는 이러한 요소들이 일정수준 이하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 업체측에 유리하게 작용되는 요소도 생겼는데, 바로 ‘0% 표기 가능 범위’다.

식약처 규정에 의하면, 당류함량이 100g당 0.5g 미만이라면 ‘무설탕’이라고 표기가 가능하다. 칼로리 역시 매한가지다. 식품표시기준 중 열량이 4kcal 미만이라면 ‘0칼로리’로 표시할 수 있다. 트랜스지방 역시 예외가 아닌데, 과자류 같은 경우 1회 제공량당 트랜스지방이 0.2g 미만이면 0g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쯤 되면 독자들 역시 느껴질 것이다. 전에 먹은 ‘제로칼로리’, ‘무설탕’, ‘트랜스지방 0g’음식들이, 실제로는 3.9kcal일수도, 당류 0.49g일수도, 트랜스 함량0.19g일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1회 표기량의 함정]

물론 제과업체측도 여전히 이에 대해 할 말은 있다. 첫째로 엄연히 합법적일 뿐더러, 둘째로 이전보다 적게 들어간 것은 맞기 때문이다.

물론 상식적으로는 맞는 말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는 등의 저칼로리 제과/음료 제품은 오히려 일반 제품보다 해로운 경우도 많다.

이런 희한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인체시스템 덕분이다. 인공감미료가 몸에 들어가면 인체는 혼란에 빠진다. 틀림없이 단맛은 나는데 그 단맛만큼의 칼로리는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체는 모르게 부족한 당을 다른 곳에서 섭취하려고 애를 쓰고, 호르몬이 분비되어 폭식을 하게된다. 덕분에 소화대사율도 떨어져 체지방도 훨씬 빠르게 증가하는건 덤이다.”

또한 참고할 것은, ‘1회 제공량’의 함정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과회사들이 포장지에 표기한 소위 1회 제공량은 소포장 1봉 기준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식사량이 적은 편인 사람이 아니면, 단순히 소포장 1봉 뜯어먹고 멈추지는 않는다. 바로 이것이 1회 표기량의 ‘함정’이다.

예를 들어 트랜스 지방의 경우, 0g표기의 최대치인 1봉당 0.19g이 들어있다면 10봉을 먹을 경우 성인 하루 권장량인 2g에 가까워진다. 게다가 봉지과자의 경우 1회 섭취량으로 나뉘어있지 않아 많게는 수십 회 분량을 한꺼번에 먹게 될 수도 있다. 트랜스지방이 0g으로 표시되었을지라도 성분표에 ‘부분경화유(마가린, 쇼트닝)’가 적혀있다면 트랜스지방이 들어있다고 봐야 한다. 트랜스지방은 처음에는 먹어도 표시가 나지 않고 그래서 마음 놓고 먹다 보면 서서히 몸에 축적되어 훗날 치명적인 질병을 초래하곤 한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만큼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이 외에도 과도한 칼로리와 설탕의 위해성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또한 트랜스지방산 역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일일 총 섭취 열량 중 트랜스지방의 비율을 1% 미만으로 제한할 정도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소비자의 선택]

결국 이 모든 속임수들을 막는 방법은, 소비자가 스스로 현명하게 선택하고 소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지식, 그리고 헛점을 파악하는 눈이 필요하다. 스스로 느끼기에 번거로워도 어쩔 수 없다. 이것은 자신의 소중한 건강이 달려있는 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