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쓰지 말라고요?
에어컨 쓰지 말라고요?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0.05.07 13:00
  • 최종수정 2020.05.0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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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컨/공기청정기 때문에 전파범위 늘어날수도
- 살균기능 주목해야
사진제공: 교육부
사진제공: 교육부

[헬스컨슈머]최근 교육부가 오랜 ‘비대면’의 기조를 깨고, 5월 13일~6월 1일에 걸쳐 단계적인 개학을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13일 고3이 우선 등교, 고2·중3·초1~2학년과 유치원생은 20일, 고1·중2·초 3~4학년은 27일부터 등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중학교 1학년과 초 5~6학년은 다음달 1일에야 학교에 가게 된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는 오는 13일부터 전원 등교 가능하다.

이에 찬성하는 학부모들도 많지만, 반대로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의 다른 학부모들이 불안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싱가폴 같은 경우 섣부르게 오프라인 개학을 진행했다가, 초기에 잘 진행한 방역 조치가 모두 터져나가며 큰 대가를 치루고 있다.

이 와중에 들리는 이상한 소식이 있으니, 바로 ‘코로나를 막기 위해 에어컨을 쓰지 말아야 한다’라는 것. 벌써부터 심상치 않게 더워지는데, 왜 에어컨을 쓰면 안된다는 걸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에어컨, 쓰면 안 된다고?]

사실 예상보다 빨리 날씨가 더워지면서, 에어컨의 문제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게다가 전문가들이 ‘올해는 역대급 더위가 될 것’이라며 더위와 에어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실내에서 지내는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일단 덮어놓고 ‘에어컨을 사용하지 마라’라는 지침을 내리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정부 당국은 환기를 충분히 할 경우 에어컨 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연구에 의하면 에어컨 자체가 바람의 공기순환 작용 때문에 비말이 확산돼 바이러스 전파가 범위가 넓어진다는 문제제기가 된 상황"이라면서도 "아직은 많은 연구나 실험이 진행된 상태는 아니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정은경 본부장은 "중국의 연구도 하나의 식당에서의 사례를 분석한 건데 그 식당의 특징도 에어컨은 틀었지만 창문이 없어서 환기를 시키지는 않았다는 보고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본부장은 "에어컨을 사용하더라도 수시로 창문을 통해서 환기를 같이 시키면서 사용하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덧붙이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계속 전문가들 의견을 모아서 에어컨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들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들어 안내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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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를 쓰면 되지 않는가?]

공기가 문제라면 공기청정기를 쓰자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질병관리본부는 공기청정기의 경우 "아무래도 필터 관리가 힘들고 필터가 오염되거나 그럴 경우에는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용을 제한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다"면서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공기청청기를 사용하면 세균과 바이러스까지 거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공기청정기는 필터, 즉 거름막을 통해서 여과작용만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거름막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거를 수 있을지언정, 그보다 훨씬 작은 세균과 바이러스 등을 거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질병관리본부가 언급한 ‘필터가 오염된’ 경우에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거를수도 없을뿐더러, 공기순환 때문에 오히려 더 멀리 전파되는 상황이 일어난다.

만약에 소비자들이 세균과 바이러스 부분까지 고민한다면, 플라즈마 등의 살균기능까지 추가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대다수의 살균기능을 표방하는 제품들 역시 필터까지 살균을 하지는 못하므로, 필터살균기능까지 있는 제품을 꼼꼼히 골라야 한다.

물론 학교를 운영하는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학생들끼리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며(안타깝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불가능에 가깝다), 차선책은 충분한 환기와 살균장치를 동반하여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이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도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원칙적으로 환기가 중요하다"면서도 "올 여름 하계 방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어컨 사용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최선의 안전한 방법들을 조기에 전문가들과 확인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가오는 개학, 이제는 정말로 준비해야 할 때]

우한대학 건강연구소 장지장()교수는 개학에 있어 학생과 교사, 가장을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모든 사람이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마스크의 사용에 관해서, 오히려 일반적인 일회용 의료마스크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통계적으로 반나절에 하루 정도면 적당히 쾌적한 수준으로 생활할 수 있으므로, 평소에 가방에 2~3개정도의 여유분을 챙겨서 등교시킬 것을 권고했다.

많은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체육시간’일 것이다. 체육시간은 운동장의 크기와 밀집 수준, 활동 강도 등에 근거하여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또한 N95와 같은 밀폐력이 강한 마스크는 저산소증을 일으킬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또한 밀폐력이 약한 일반 의료용 마스크도 아이의 폐활량에 수준에 따라 산소 부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밀집 수준을 낮추고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는 방식이 좋다.

교육부는 "학교 교실 창문 3분의 1을 여는 조건으로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해석을 6일 각 시도교육청 교육국장에게 안내했다"라고 설명하며 "7일부터 학교 내 집단방역 세부지침 수정본에 확정안을 담아 배포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가정, 학교뿐 기업 공장 등에서 여름철에 무조건적이라 해도 좋을만큼 필요한 에어컨, 과연 우리는 다시 그 시원한 바람을 안심하고 맞아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