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세포와 암 세포의 차이는 무엇일까?
정상 세포와 암 세포의 차이는 무엇일까?
  • 장석원 원장(충민내과 원장, 연세대 의대 임상지도교수, 대한임상통합의학회 회장)
  • 기사입력 2020.05.18 09:00
  • 최종수정 2020.05.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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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줄기세포로부터 탄생한 세포가 분열 증식, 분화한 후 자기 기능을 다하고 노화되어 마치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듯이 정상적으로 죽으면 암 세포가 될 일이 없다. 줄기 세포로부터 탄생한 세포가 증식만 하고 분화가 안 되는 세포를 암 세포라고 정의한다. 즉 죽음을 거부한 세포가 암 세포다. 만일 분화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 있으면 암세포의 증식을 멈추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분화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도 항암제로 사용한다.

 

[죽지 않는 세포, 암세포]

정상 세포와 달리 암 세포의 가장 큰 특징은 죽지 않는 세포다. 따라서 암 세포는 계속적으로 영원히 분열 증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포는 자신들이 분열하고 자신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신호를 받는데 우리 인체의 세포들이 자신의 고유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포내의 핵으로 이 신호가 전달되어야 한다. 이를 신호전달체계라 한다. 그러나 이 신호전달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세포가 무한정 증식하게 되는데 이것이 암의 발생과 진행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포막에서 외부의 신호를 받아 세포 핵 내로 전달하는데 있어서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 유전자다.

어떻게 신호물질이 자신의 기능을 수행하는 표적세포의 핵 내 유전자까지 전달되는가?

세포는 외부의 수없이 많은 신호(자극)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는데 세포막을 통해 이러한 자극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수용체가 필요하다. 세포막에 위치한 수용체는 신호물질을 인식하여 결합한 후에 외부의 신호를 핵 속으로 전달하기 위해 세포내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를 신호전달체계(signal transduction pathway)라고 한다.

인체세포와 같은 진핵세포는 유전정보가 들어 있는 DNA가 핵막으로 둘러싸인 핵 속에 위치하고 있어 세포 외부환경과는 세포막 등 여러 장벽에 의해 격리되어 있다. 신호 전달은 세포 밖에서 세포막을 통과하여 세포질을 경유, 핵 및 유전자의 순서로 신호가 전달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암세포가 죽지 않는 원리]

자기의 역할을 다한 늙은 세포나 손상 받은 세포는 세포 자살 유전자가 작동되어 세포가 자연적으로 죽도록 한다.

그런데 정상세포가 아닌 변형된 이상 세포에서는 세포자살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고 별도의 시스템에 의해 변칙적으로 작동된다.

죽어 사멸되어야할 세포임에도 죽음의 신호를 세포 핵 내로 전달하지 않고 암 유전자들이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세포 자살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앞서 말한대로 불멸의 세포, 즉 암 세포가 되는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암 억제, 결국은 스스로에게 달려]

p53이라고 하는 암 억제 유전자가 있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어떤 이유로 세포가 손상 받아 암을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을 때 암으로 가지 않도록 세포자살을 유도하는 강력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우리 몸은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는 한 쉽게 암에 걸리지 않는다.

야채와 과일을 다양하게 섭취하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야채와 과일에는 p53 암 억제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파이토케미칼들이 많이 들어있으니, 이러한 자연 식재료들을 골고루,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특히 포도의 레스베라트롤은 잠자고 있는 p53 암 억제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늙거나 병든 세포의 자연사를 유도한다. 근원적으로 내 몸의 자가 치유 기능을 올리는 것들이 음식에 들어있다는 것도 참고하자.

결국 이 모든 건강을 유지하는 근본적인 것은 나 자신의 결정이다. 좋은 생활습관과 건강한 먹거리, 올바른 마음가짐을 지켜나가는 한, 우리 몸은 병마에 그리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