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도 서러운데... 원형탈모 환자, 심근경색 위험 4.5배 높아
탈모도 서러운데... 원형탈모 환자, 심근경색 위험 4.5배 높아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20.05.28 11:30
  • 최종수정 2020.05.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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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탈모 환자, 급성 심근경색 위험 최대 4.5배↑
남성 흡연자 50세 미만에 뚜렷이 나타나
“원형탈모, 단순 피부질환 아닌 전신에 영향 주는 질환”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원형탈모증이 생긴 사람은 급성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최대 4.5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현상은 특히 남성 흡연자 50세 미만 연령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원형탈모와 심근경색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팀이 2006~2017년 원형 탈모증 진단을 받은 30~8923만명(평균 44)과 원형탈모증이 없고 나이·성별 등이 비슷한 대조군 458만명을 대상으로 최장 12(평균 6) 동안 급성 심근경색 발병 여부를 추적 관찰한 결과다.

원형탈모는 면역세포가 모낭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해 염증반응을 일으켜 모발이 빠지게 만드는 비교적 흔한 자가면역성 탈모 질환이다. 다른 내과적 자가면역 질환 및 아토피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으나 심혈관계 질환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었다.

급성 심근경색은 산소·영양을 머금은 혈액을 심장근육에 공급하는 관상동맥(심장동맥)이 막혀 심장의 펌프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고 수분~수십분 안에 심장근육 세포가 죽게 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원형탈모 환자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 관찰 8~10년 째에는 대조군의 1.37, 10~12년 째에는 4.51배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런 경향은 특히 남성, 흡연자, 50세 미만의 젊은 나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원형탈모 환자의 성별은 남성이 127,564명으로 55.7%에 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원형탈모 환자들에서 흡연자 비율은 높았지만 그 밖에 다른 심혈관계 위험인자인 혈압, 혈당, BMI, 고지질혈증 등은 오히려 더 우수한 상태였다. 다른 위험인자들을 모두 보정해 분석한 결과, 초기 관찰 단계에서는 원형탈모 환자의 심근경색 위험이 대조군의 17%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원형탈모가 단순히 피부에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 전신적 영향을 주는 질환임을 밝혔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원형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계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금연 캠페인 등 심혈관계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통해 심근경색 발생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