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석박사급 논문 낸 중국 초등학생, 부모의 연구분야와 정확히 겹쳐
[심층]석박사급 논문 낸 중국 초등학생, 부모의 연구분야와 정확히 겹쳐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0.07.15 16:16
  • 최종수정 2020.07.15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친은 연구 대상 개척자, 모친은 관련 프로젝트 책임자?
사진제공: 중국 전국청소년과학기술창신대회
사진제공: 중국 전국청소년과학기술창신대회

[헬스컨슈머]최근 중국에서 11살 초등학생 천모군이 석박사급 논문을 써내 상을 받았다고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심층 취재 결과, 해당 학생의 연구 논문이 과학 연구원인 부모의 연구 분야와 겹치며, 의혹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는 상태다.

해당 연구의 제목은 <직장암 발생·성장 과정 중 C10orf67 세포의 기능 및 메커니즘 연구>, 이름만 봐도 웬만한 석박사 인력이 머리 깨나 싸매야 할 주제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전국 단위의 경시대회를 부모 능력 자랑 대회로 바꾸었다"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7월 13일, 중국과학원 쿤밍동물연구소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연구를 발표한 학생은 연구소 소속 천(陈)모씨, 양(杨)모씨 연구원 부부의 아들인 것으로 밝혀졌다'라는 내사 결과가 공개된 상태다.

또한 심층적인 조사 결과, 사람들의 심증을 뒷받침해주는 듯한 증거가 추가적으로 드러났다. 해당 학생이 써낸 논문과 부모 연구원들의 연구 내용이 정확히 겹친다는 것이다. 아이의 아버지 천 연구원은 해당 논문의 핵심 연구대상인 ‘돌연변이 유전성 C10orf67세포’를 처음으로 검증해낸 주인공이고, 아이의 엄마인 양 연구원은 연구소 내부 프로젝트인 <C10orf67세포의 저산소 환경 적응 및 비 소형세포 폐암 발생 발전 과정의 기능 및 매커니즘>의 책임자다. 아이의 연구 내용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내용의 분야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해당 학생의 논문 일지에는 "2018년 1월 9일 인터넷에 접속해 C10orf67 유전자를 처음 알았다"고 적고, 5일 후인 "2018년 1월 13일 유전자의 개념을 알게 되었다"고 적었다. 중국 현지의 언론들이 지적하듯, 초등학생이 인터넷을 통해 5일 만에 유전자의 개념을 습득한 뒤 고난이도의 연구 과제를 수행해 인구 15억의 중국 전국 단위 경시대회에서 상을 탔다는 점은 충분히 의구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다.

과연 이 아이는 역대급의 천재적 재능일지, 아니면 그저 또다른 미리의 결과물일지 결과가 주목된다. 

아이의 부친
아이의 부친, 자료제공: 중국과학원
아이의 모친, 자료제공: 중국과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