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올바르게 알고 제때 사용하자
보청기, 올바르게 알고 제때 사용하자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20.07.31 09:45
  • 최종수정 2020.07.31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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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장시간 이어폰 사용으로 인해 난청 환자 늘어
여러 가지 부정적 이유 때문에 보청기 사용 꺼리는 경향 많아
난청 방치하면 청력 상실될 수 있어 전문의가 권할 시 반드시 착용해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현대사회에 늘어난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난청'이다. 난청은 노화와 스트레스 등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귀에 이어폰을 끼는 것이 일상화된 사람들에게 더욱 자주 생긴다. 그러나 귀가 이전만큼 잘 들리지 않아도 근거 없는 부정적 소문, 혹은 외형 및 가격 문제, 착용 시 불편함 등을 이유로 보청기 착용률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하지만 난청은 방치할 경우 청력 상실까지 초래할 수 있어 절대로 방치하면 안 되는 질환 중 하나이다.

 

[난청의 종류]

난청은 일반적으로 선천성 난청과 후천성 난청으로 구분하며, 간혹 돌발성 난청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선천성 난청은 유전이나 출생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등으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난청이다. 아기가 생후 3개월이 지나도 옹알이를 하지 않거나, 커다란 소리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선천성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후천성 난청은 이관염과 비인두염, 내이염, 중이염 등 다양한 이비인후과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난청을 말한다. 특히 후천성 난청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많이 발생하는데, 노화로 인한 노인성 난청은 보통 50대 이후에서 많이 나타난다. 또한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는 젊은 사람들에게서도 난청 환자가 늘고 있다.

돌발성 난청은 3030이상의 청력손실이 3일 이내에 발생한 난청 증상으로, 바이러스 감염 또는 주변의 소음과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나 대부분 뚜렷한 발생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런 이명과 귀 충만감,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돌발성 난청일 가능성이 높고 조기 진단 및 치료가 필수적이므로 발견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보청기의 처방과 사용]

보청기는 난청으로 확진된 환자 중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한 경우 외에, 이미 손실된 청력을 보조하기 위해 처방된다. 주변의 소리를 증폭시켜 난청인의 원활한 청음을 돕기 위한 역할을 하며, 청력검사를 통해 환자 각각의 주파수별 청력에 맞춰 소리를 증폭할 범위를 결정한다. 때문에 청력검사에서 전혀 들리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는 완전 청각상실(전농)의 경우에는 보청기 사용이 무의미하다. 또한 타인의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단어를 이용한 어음청력검사도 진행하게 되는데, 결국 보청기를 이용한 청각재활은 소리를 듣는 것에 더해 말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보청기를 착용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 전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환자 본인이 보청기 착용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를 하는 것이다. 특히 노화가 진행되면서 귓속 입구를 구성하는 연골이 뻣뻣해지게 되는데 귀에 삽입하는 형태의 보청기를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귀 안이 아프거나 증폭된 소리가 밖으로 새는 경우도 있으므로 보청기 제작에 대한 상담 시 자신의 귓속 상태를 미리 진단받는 것이 좋다.

제작은 보통 난청 환자의 귓구멍(외이도)의 형태를 본떠 자신의 귀에 알맞은 크기와 모양으로 보청기를 제작하거나 연성 플러그를 이용해 귀에 편하게 걸고 사용할 수도 있다. 보청기 착용 후 외부 소리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수주 일 이상이 걸릴 수 있다. 또한 착용 초기에는 집 내부 같은 비교적 조용한 환경에서 사용하며 보청기의 출력을 추가적으로 조절해 자신의 청력에 최적화된 주파수를 조절해야 한다. 특히 보청의 무게가 가볍고 착용감이 개선되어 고령의 난청 환자가 사용 초기에 외부에서 사용하는 경우 떨어뜨리고도 인지를 못해 고가의 보청기를 분실하는 경우도 잦아 초기에는 실내에서 사용하며 보청기 착용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보청기를 착용하게 되면 주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하면서 보청기 상태와 보청기 착용 시 청력도 확인해 보청기가 본인의 청력 상태에 최적화되도록 보청기 상태를 조절해야 한다. 만약 시간이 지나도 보청기 소리가 익숙해지지 않거나 배터리가 충분한데도 사용 중 보청기의 효과가 떨어졌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비인후과에 내원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보청기, 그 중요성에 대해]

상기했듯,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인성 난청의 증가와 장시간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로 인해 소음성 난청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국내 보청기 착용률을 난청 인구의 증가율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는 신체 중 가장 민감한 부위 중 하나인 귀에 기구를 착용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감, 비용 문제, 겉으로 노출되는 형태에 대한 거부감, 올바른 정보의 부재 등 다양한 이유로 보청기 착용을 미루거나 중단하는 난청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료과정에서는 청력검사 결과를 통해 보청기 착용을 권유하면 거부감을 가지거나 착용을 망설이는 환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들로 보청기 착용을 미루고 난청을 방치하면 청력은 보존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감퇴하며, 청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사례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난청은 진행될수록 청각신경과 연결된 대뇌 청각피질의 언어감별능력은 감소하게 되고, 이에 따라 단어를 구분하지 못하고 심한 경우에는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

처방을 통해 사용하는 보청기는 단순히 소리를 좀 더 듣게 되는 이득뿐만이 아닌, 가족관계와 사회생활을 개선하고 우울, 불안 등 사회 심리적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단순히 착용이 불편한 것을 걱정하거나, 난청 증상이 경미하다는 스스로의 판단으로 착용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난청 관리 및 보청기 착용에 대한 개인의 생각 및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도움말: 서울시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