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희 교수의 음식 교양 이야기(세계의 진기한 음식들) 50
홍익희 교수의 음식 교양 이야기(세계의 진기한 음식들) 50
  • 홍익희(세종대 대우교수, <유대인 이야기>,<세 종교 이야기> 저자)
  • 기사입력 2020.08.18 09:15
  • 최종수정 2020.08.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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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진기한 음식들

[헬스컨슈머]필자가 어렸을 때는 농약 없이 농사를 지어 논밭에 메뚜기가 지천이었다. 그래서 학교 앞에 메뚜기를 구워 파는 장사들이 많았고, 고소한 그 맛이 괜찮았다. 어른이 되고 세계를 다녀보니 나라마다 이와 같은 진기한 음식이 많았다. 설사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가능한 그 나라, 그 지방 토속음식을 먹어보려고 노력했다.

[중남미의 음식들]

콜롬비아

콜롬비아 부카라망가라는 곳에서는 마치 우리나라 메뚜기처럼 불개미를 구워 팔았다. 남부지방에는 ‘라톤(Raton)’이라는 큰 들쥐 요리가 있었다. 생김새는 쥐와 토끼의 중간 형태다. 그 지역 명물요리라 하여 맛보긴 했으나 먹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브라질

(페이조아다, Feijoada)

두 번째 근무지 브라질에서는 물에 불린 콩에 돼지의 귀와 꼬리를 함께 넣고 푹 고은 ‘페이조아다’가 유명하다. 과거 사탕수수 농장 노예들이 먹던 음식이다. 지금은 여기에 고기와 소시지 등을 더 집어넣어 먹는데 맛이 진한 게 일품이다. 참고로 페이조아다는 포르투갈에서도 맛볼 수 있다.

또한 브라질은 서민들을 위해 소고기 값을 정책적으로 싸게 유지해 오고 있다. 그렇다 보니 고기요리가 발달하고 양이 많은 게 특징이다. ‘추라스케리아’라는 여러 종류의 고기와 부위별 고기를 무한정 먹을 수 있는 고기집이 발달한 이유다.

브라질의 페이조아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브라질의 페이조아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파나마

파나마에서는 한국인들이 잘 먹지 않는 민물고기 베스를 튀겨 먹는다. 파나마 운하엔 낚시 맛을 잃게 할 정도로 베스가 많다. 우리에게야 외래 생태계 교란종이지만, 거기서는 토종이라 그런가 보다.

멕시코

여섯 번째 근무지인 멕시코에는 굼벵이 요리가 있었다. 심지어 격식 있는 고급식당의 고급 요리로, 쌈에 싸서 먹는다. 필자도 귀한 손님이 오면 굼벵이 요리를 꼭 대접했다.

중남미의 주식, 바나나 요리

(기름에 튀긴 플라타노)

또 다른 신기한 것은, 중남미 사람들은 큰 바나나를 굽거나 튀겨서 주식으로 먹는다. 우리가 먹는 바나나보다 큰 ‘플라타노’라는 품종을 그렇게 요리하곤 한다. 오히려 날것으로는 먹지 못하는 플라타노는 이렇게 굽거나 튀겨서 먹는데 중남미와 아프리카 사람들의 주식이다.

이렇게 구운 바나나는 치매를 예방하고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나 배가 찬 사람에게 좋단다. 그렇지 않아도 바나나는 건강에 좋기로 유명하다. 우선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미네랄로는 칼륨, 마그네슘, 철분이 많은데 특히 칼륨은 과일 중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또한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탄수화물과 섬유질이 듬뿍 들어있어 이유식에 바나나가 사용되고, 여성들에게 ‘바나나 다이어트’의 인기가 높다.

플라타노 이외에도 바나나 종류는 많다. 하지만 대다수가 야생 바나나로 크고 단단한 씨로 인해 먹기가 곤란하다. 그러다 씨 없는 돌연변이 품종이 나타나 이를 재배한 게 요즈음 우리가 먹는 바나나이다. 바나나는 열매를 딴 후 밑동을 잘라내면 6개월 후 새로운 줄기가 자란다. 또 뿌리를 잘라 옮겨심기만 해도 바나나가 열리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동일한 바나나만 나온다. 그렇다 보니 유전적 다양성이 사라져 병충해가 휩쓸 경우 전멸당할 가능성이 크다. 바나나의 미래가 걱정되는 이유이다.

중남미나 아프리카 길거리에서 흔히 파는 바나나 구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중남미나 아프리카 길거리에서 흔히 파는 바나나 구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유럽의 음식들]

스페인

사진제공: 프로비스
이탈리아의 인삼커피,
자료제공: crimark

유럽의 첫 근무지 스페인에는 어린 돼지, 곧 ‘애저 요리’가 유명하다. 하도 부드러워 접시로 잘라내며,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특히 세고비아가 애저 요리로 유명하다. 그리고 스페인에는 사냥이 발달해 지역별로 야생동물과 새 요리 종류가 많다. 시골에 가면 사슴고기를 파는 식당이 많았다.

두 번째 유럽 근무지였던 이탈리아에는 비둘기 요리가 있다. 게다가 인삼 종주국인 한국에도 없는 인삼커피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많이 판다.

 

[미국의 음식들]

네 번째 근무지인 미국에도 특이한 요리는 많다. 수달, 너구리, 악어요리가 있었다. 또한 뉴욕에는 차이나타운이 있는데 중국 음식이 그렇게 담백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 외에도 뉴욕에는 길거리 푸드 트럭에서 팔고 있는 각국의 토속음식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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