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의 원인은 가족력", 위암 발생시키는 유전 변이 발견
"위암의 원인은 가족력", 위암 발생시키는 유전 변이 발견
  • 박신안 기자
  • 기사입력 2020.08.19 11:30
  • 최종수정 2020.08.1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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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있는 위암 환자에게 'MUC4' 유전자 변이 발견
"이번 발견으로 인해 위암 조기진단·치료에 큰 기여할 수 있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위암 가족력이 있는 위암 환자 약 73%에게, 위 점막에서 위암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이 유전 변이의 발견은 향후 위암의 조기 진단이나 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어 위암 환자와 그 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암은 맵고 짠 음식, 탄 음식, 흡연 및 헬리코박터균 등 환경적 요인과 가족력과 같은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또한 직계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으면 위암 위험도가 2.5~3배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위암 환자와 위암의 가족력 등에 대해 조사한 연구팀에 따르면, 위암 환자가 2명 이상인 직계 가족을 조사한 결과, 위 점막에서 점액을 만드는 ‘MUC4’ 유전자 변이가 위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위암의 경우, 가족력이 적잖은 영향을 끼치다 보니 위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를 찾아낸다면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연구팀은 먼저 직계 가족 내에 위암 환자가 2명 이상 있는 14가족(112)을 찾아 위암 발생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했다. 그 후 가족 내에서 위암이 발생한 환자 19(평균 연령 59)과 위암이 발생하지 않은 대조군 36(평균 연령 62)의 혈액에서 DNA를 분리해 전장엑솜분석을 실시했다. 전장엑솜분석은 유전성 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진단할 때 시행하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법이다.

분석 결과, 위암 환자의 73.7%에서 위 점막에 있는 MUC4 유전자에 변이가 발견됐다. MUC4 유전자는 위 점막에서 끈적이는 점액을 구성하는 단백질로, 점액은 위 점막을 보호하고 소화를 도울 뿐만 아니라 암을 방어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이 MUC4 유전자가 비정상적으로 변이·발현하면서 도리어 위암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MUC4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발현한다면 위를 보호하고 암도 방어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겠지만, 이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면 위암 위험도를 높이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유전자 변이를 통해 위암 발생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향후 해당 유전자 변이 여부를 간단하게 판독할 수 있게 되면 위암의 조기 진단이나 치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도움말: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종합내과,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