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기피제의 올바른 사용법
모기 기피제의 올바른 사용법
  • 남정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0.08.21 10:55
  • 최종수정 2020.08.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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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역대급의 장마가 끝나자마자 거짓말같이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덥고 습한 환경이 이어지면서 모기 산란 조건이 좋아져 모기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에 비하면 한 달 정도 일찍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일본뇌염은 적절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백신 접종으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기가 매개하는 질병은 말라리아, 뇌염, 황열병, 뎅기열 등 종류가 다양하고 모기에 물린 곳이 가려워서 긁다 보면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 적절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여름철 필수품인 모기 기피제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고 올바른 사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천연 모기 기피제는 효과가 있을까?]

약 보다는 천연 제품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천연 성분을 이용한 모기 기피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레몬, 계피, 시트로넬라, 정향유, 티트리 오일 등이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톡 쏘는 상큼한 향기가 나며 이 향기를 모기가 싫어하여 잘 물리지 않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식약처에서는 ‘안정성 및 유효성 재평가’를 실시하여 기존에 많이 사용되는 정향유나 시트로넬라유 등은 안정성 및 유효성의 자료 입증이 미흡하여 제조중지 및 신규품목 허가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안타깝게도 천연이라지만 그리 믿음직하지는 않은 듯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모기 기피제 종류는 무엇이 있을까?]

현재 식약처에서 의약외품으로 인증한 성분 중에서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 성분은 디에칠톨루아미드(DEET)와 이카리딘이 있다.

그 중에서 DEET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고 해충을 퇴치하는 효과는 뛰어나지만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어 사용 함량, 빈도, 연령을 규제하고 있다. 고농도로 사용 시 경련, 발작 등 뇌신경계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 유아에게는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12세 이상일 때 사용을 권장하고 있고 진드기, 양충, 벼룩, 각다귀, 일부 파리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피부에 직접 사용할 수 있지만 끈적일 수 있고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를 분해시킬 수 있기에 옷에 뿌리거나 텐트에 뿌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카리딘은 후추나무에서 추출되었으며 해충의 후각을 마비시켜 인체에서 발산하는 땀 냄새를 찾지 못하도록 하는 원리로 모기를 차단한다. 안전성 문제로 최근 DEET를 대체하여 많이 사용되고 있다. 6개월 이상의 영유아에게 사용이 가능하며 플라스틱이나 합성 섬유에 손상을 주지 않아 옷 위에 뿌려서 사용 가능하고 끈적임이 없다. 다만 모든 종류의 곤충에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모기 기피제 올바른 사용법은 무엇일까?]

모기 기피제의 사용 원칙은 노출된 피부와 옷 위에 바르거나 뿌리는 것이며 옷으로 덮인 피부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제품 농도에 따라 효과의 지속시간이 다른데 30% 이상 함유 제품은 8시간 20% 제품은 4~5시간 10% 이하는 2~3시간으로 효과 지속 시간이 짧아진다. 하지만 농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하였을 때 피부자극이나 신경독성 등 부작용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사용설명서 상의 지속시간을 확인하여 시간 간격을 잘 맞춰 재사용하고 아이의 경우 저농도의 제품을 선택하여 여러 번 바르는 것이 안전하다.

상처가 난 피부에는 바르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얼굴에 약을 바르고자 할 때는 얼굴에 직접 뿌리지 말고 손에 뿌린 뒤 얼굴에 바른다. 목이나 볼 위주로 발라야 하며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모기 기피제는 제형에 따라 작용 시작 시간이 달라지는데 뿌리자마자 작용을 나타내는 스프레이형은 외출 직전에 사용하는 것이 좋고 일정 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는 롤온 타입은 외출 2~30분 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DEET 제품은 플라스틱 안경태, 손목시계 유리, 합성 섬유, 고무 제품 등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사용 시 주의한다.

스프레이형 제품은 밀폐된 장소나 불꽃 등은 피해 사용하고 뿌릴 때 흡입하지 않도록 한다. 외출 후에는 비누와 물로 약을 바른 피부 부위를 깨끗하게 씻어주고 옷이나 양말에 뿌린 경우 반드시 세탁하도록 한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자외선차단제와 모기 기피제를 둘 다 써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경우 DEET 성분은 자외선 차단제와 함께 쓸 때 피부로 더 많이 흡수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함께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 자외선 차단제를 2~30분 전에 먼저 사용해 충분히 스며들도록 한 후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임산부가 모기 기피제를 사용해도 될까?]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기 기피제 성분인 DEET와 이카리딘은 기형 유발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임산부가 사용하여도 좋다. 따라서 해외 여행 시 임산부가 모기에 의해 유행하는 지카 바이러스나 말라리아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면 적절하게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6개월 미만 아이는 원칙적으로 모기 기피제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모기장이나 밝은 색의 옷을 입혀서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해주는 것이 좋고 6개월 이상 아이의 경우 DEET 성분보다 이카리딘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더운 여름 모기 기피제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모기에 물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