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때문에 피부 트러블이 난다면?
마스크 때문에 피부 트러블이 난다면?
  • 박치영(생기한의원 강남역점 대표원장, 대전대 한의학 겸임교수, 중부대 피부미용학 외래교수)
  • 기사입력 2020.08.21 17:27
  • 최종수정 2020.08.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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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 건강을 위한 마스크 사용과 생활 관리 특집

[헬스컨슈머]역대급의 장마가 끝나자마자 발생한 무더위, 확실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기 힘든 시기다.

하지만 2020년 현재, 마스크는 일상에서 가장 먼저 챙기는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가방에는 여분의 마스크를 따로 챙기고 다닌다. 온종일 마스크를 착용하는 삶을 반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식사와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는 종일 마스크를 착용한다. 이러한 마스크의 착용으로 코, 입, 턱, 귀 부위에 피부염이 발생하는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근래 한 구인·구직 커뮤니티에서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여름철 마스크 착용에 따른 불편함'을 조사한 결과, 불편한 이유 2위로 피부관련 문제가 꼽혔다. 1위는 당연히 숨쉬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스크 착용이 피부에 미치는 악영향]

물론 방역을 위해서는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 때문에 우리의 피부건강이 희생되는 것 역시 엄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를 구체적으로 알고,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덥고 습한 여름철의 마스크 착용이 우리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모낭염과 여드름

마스크 착용은 피부 온도와 습도를 급격하게 높인다. 그리고 상승한 온도와 습도는 피부 생태계를 빠르게 변화시킨다. 먼저 피지의 분비량이 증가한다. 피지의 분비량이 증가하면 모낭의 입구가 막히는 결과를 초래한다. 모낭의 입구를 통해서 피지가 적절하게 배출되어야 정상적인 피부의 생리 활동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모낭의 입구가 막히면서 피지의 배출이 어렵게 되고, 자연스레 모낭염과 여드름이 발생한다. 사춘기 시절조차 경험해보지 못한 여드름과 모낭염을 성인이 된 이후에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세균 증식

또한, 마스크의 착용은 세균과 바이러스, 진균이 번식할 확률도 높아진다. 구순염, 아토피 피부염, 헤르페스 등의 피부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마스크 착용으로 변화된 피부 생태계는 다양한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일상에서, 한 번 발생한 피부질환은 만성화된다. 만성화되는 경과 속에서 피부에는 흉터와 색소 침착 등의 이차적인 후유증이 발생한다.

최근 한 방송사는 KF94와 비말 차단, 면, 덴탈 등 4종류의 마스크에 대한 실험 결과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하루 정도 사용한 4종류의 마스크로 세균 배양 실험을 한 결과 모든 마스크에서 피부와 입안에서 서식하는 균들이 검출됐다. 특히 면 마스크와 KF94 마스크에서 가장 많은 세균이 나왔고 일부 마스크에서는 슈퍼박테리아라 불리는 항생제 내성균도 검출됐다.

피부 알러지

그리고 마스크의 재료인 합성섬유와 고무줄, 코 받침에 들어 있는 금속, 접착제 성분에 의해 알러지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 후 가려움증 혹은 따가운 증상이 발생한다면 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접촉성 피부염으로 이어진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피부건강도 챙기고 싶다면?]

위에서 언급한 마스크 사용에 따르는 피부의 염증 반응을 개선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마스크 사용 중 감염의 우려가 없는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화장은 최소한으로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땀과 화장품이 엉기면서 피부의 염증 반응이 더욱 나빠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wet-dressing’을 통해서 염증 반응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wet-dressing이란 생리식염수를 충분히 적신 거즈와 솜 등을 피부에 10~30분 습포(찜질)하는 것이다. 가급적 차가운 온도의 생리식염수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생리식염수를 냉장고에서 보관하면서 필요시에 사용하는 방법이 편할 것이다. wet-dressing은 증상의 중등도에 따라서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wet-dressing 이후에 피부의 건조감이 심하다면 알로에 수딩젤이나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이러한 마스크의 적절한 사용 외에도 피부 건강을 위해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알아보자.

1. 냉방을 적절하게 한다.

과도한 냉방으로 실외와 실내의 기온 차가 큰 경우가 많다. 항상 일정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과도한 냉방은 피하고 하복부를 따뜻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부의 재생력과 면역력은 혈액순환과 림프순환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2. 급격한 피부 온도 상승에 주의해야 한다.

야외활동을 할 때 급격하게 햇빛과 열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햇빛과 열에 노출되면서 피부 온도는 빠르게 상승한다. 피부 온도가 빠르게 상승할수록 염증 반응은 심해질 확률이 높아진다. 다만 '햇빛=자외선=피부 손상'이라는 등식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적절한 일광욕만큼 피부 재생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3. 피부 진정에 신경 써야 한다.

피부가 과도한 햇빛과 열로 자극을 받아 붉어지거나 따끔거리는 경우에는 즉시 진정을 시켜주어야 한다. 진정 작용이 뛰어난 알로에와 녹차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wet-dressing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4. 피부의 적절한 유수분 유지가 필요하다.

피부 상태와 외부 기후, 실내 환경 등에 따른 적절한 보습제 사용이 필요하다. 알로에 수딩젤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지나친 보습제 사용은 오히려 피부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 한다. 보습제의 오남용은 피부의 자연 보습 능력을 헤치기 때문이다.

5. 땀을 통한 독소 배출이 필요하다.

피부 염증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독소를 미리미리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 반신욕 등을 통해서 땀을 충분히 흘려야 한다. 땀을 통한 독소의 배출은 피부 관리에 가장 기본이 된다.

6. 적절한 일광욕은 피부의 보약이다.

피부 관리에 있어 무척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일광욕이다. 일광욕의 효과는 무척 탁월하다. 특히 피부 재생에 필요한 비타민D 합성과 멜라토닌 생성 촉진은 일광욕의 탁월한 효과이다. 다만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7. 식이조절 및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체내에 발생한 열은 피부에 직접적인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따라서 체내에 과도한 열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잘못된 식생활,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음은 체내에 과도한 열을 발생시켜 피부 염증의 악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8. 찬 음식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시원한 과일과 찬물, 찬 음료수 등 찬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소화력이 떨어지고 몸의 기혈 순환에 정체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피부 세포의 재생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체온인 36.5도에 가까운 온도의 음식을 섭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