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폐렴, 왜 더 위험한가?  
노인성 폐렴, 왜 더 위험한가?  
  • 김경현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0.09.08 12:54
  • 최종수정 2020.09.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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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기침만 좀 있고 좀 피곤하길래 감기 걸린 줄 알았지’ 감기약을 처방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던 어르신의 말씀이다. 안타깝게도 후에 알고 보니 폐렴이었다.

무더운 여름도 조금씩 물러가고, 다시 서늘한 공기가 찾아오려는 계절이 왔다. 반가운 가을이지만, 호흡기계 질환에도 경각심이 높아진 만큼, 폐렴에 대해 알아보자.

[노인성 폐렴, 무증상?]

2018년 국내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폐렴은 국내 사망원인의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의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만성 질환자(당뇨, 심혈관 질환 등), 만성 폐질환 환자, 면역력 저하 환자의 경우 폐렴 발병확률이 더욱 높다. 이처럼 노인들에게 생긴 폐렴을 노인성 폐렴이라고 한다.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폐렴 발생률이 더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폐렴에 걸린 노인 환자의 80% 이상에서 입원 치료가 필요하고, 사망률이 젊은 사람에 비해 3~5배가 높아서 폐렴에 의한 사망 환자의 70%가 노인 환자다.

폐렴의 전형적인 증상은 지속적인 기침과 가래이며 고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폐렴에 걸렸지만 호흡기 증상이 없어 질환을 의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이적인 증상은 노인들에게 종종 나타난다. 그럼 왜 증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은 폐렴이 나타나는 것일까?

폐렴의 증상은 환자의 나이와 동반질환 여부의 영향이 크다. 특히 노인성 폐렴의 증상과 징후는 일반적인 폐렴보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서 혼동되기 쉽고, 진단이 늦어지거나 치료에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병원 밖에서 감염된 노인성 폐렴 환자의 20%가 입원 당시 열이 없으며, 심지어는 균이 핏속으로 침입해 들어가 균혈증이 동반되었는데도 열은 없는 경우도 있다. 몸이 쇠약해진 경우, 기본적인 면역반응인 발열반응조차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성 폐렴에서는 폐렴의 특징적인 증상 없이 식욕부진, 전신무력감, 기력쇠퇴, 혼동, 헛소리, 가래 끓는 소리, 입술이나 손발이 파래지는 청색증, 손발이 차갑고, 대소변을 못가리게 되는 등 막연하고 뚜렷하지 않은 증상이 몇 가지만 나타날 수 있다. 기침 증상이 비교적 적은 경향이며, 의식이 혼미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가래를 잘 뱉지 못하고, 맥박수와 호흡수가 빨라지게 된다.

고령자의 폐렴은 젊은 성인에 비해 치료기간이 길고 완치율이 낮으며 기저 질환의 악화로 합병증위험이 크기 때문에 환자 뿐 아니라 주위 가족들의 정신적,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크다. 그렇기에 조기에 찾아내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폐렴, 간단한 진단과 예방]

그럼 노인의 폐렴은 어떻게 자체적으로 진단해 볼 수 있을까?

노인성 폐렴의 증상은 전형적인 폐렴보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서 진단이 늦어지거나 치료에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호흡기 증상이 없더라고 입맛이 없다거나 온 몸에 힘이 없고, 헛소리를 하는 등의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폐렴 구균 예방접종

폐렴 구균 백신은 폐렴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폐렴구균으로 인한 세균성 폐렴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는 효과가 없지만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호흡기 면역기능이 떨어진다면 이로 인해 세균성 폐렴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기존에 호흡기계 질환이 있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시 중증 폐렴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호흡기계 질환 고위험군은 폐렴 구균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65세 이상의 경우 폐렴 구균 다당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건강한 컨디션 유지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평소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서 생활의 리듬을 유지하고, 과로나 과음, 흡연 등을 피함으로써 몸의 저항력을 높이는 것이 좋다. 또한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여 우리 몸의 1차 방어를 담당하는 점막이 항상 마르기 않고 촉촉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타민D 보충

비타민 d는 우리 몸의 면역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급성 감염 시 체내 면역기능을 동원해 외부 감염원을 제거하고 면역기능을 조절한다. 세계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에 따르면 혈중 비타민D 결핍된 사람의 경우 꾸준한 비타민D 공급을 통해 급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80%이상이 비타민D 부족 상태이며 특히 고령자의 경우 피부, 신장, 간기능 노화로 비타민D 부족이 더욱 심각하다. 따라서 섭취를 통해 매일 꾸준한 비타민D 공급이 필요하다. 참고로 한번에 많은 양을 복용하기보단 적정량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더욱 좋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럴땐 의사에게]

물론 고령의 폐렴 환자라는 것 자체로도 이미 조심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들은 아래와 같다:

65세 이상의 노인 환자에서는 발병이 서서히 점진적인 양상을 띄거나 의식이 나빠지고, 폐렴의 특징적인 증상이 없이 입맛이 없고, 전신에 기운이 없으면서, 기력이 쇠퇴해지고, 헛소리를 하거나, 가래 끓는 소리, 입술이나 손발이 파래지는 청색증, 손발이 차고, 배가 아프고, 대소변을 못 가리게 되는 등 막연하고 뚜렷하지 않은 증상이 나타나는 수가 있으므로 평소와는 다른 증상 및 징후를 보이는 경우 가능한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

환자가 숨이 차서 헐떡이면서 호흡수가 1분당 30회 이상으로 빠르고, 섭씨 38.3℃ 이상으로 심한 고열이 나면서, 의식이 혼미하거나, 입술이나 손톱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있거나, 감기로 생각하고 약국에서 약을 사서 복용했는데도 전혀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