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강수명, 6년 사이 1.3년 단축
국내 건강수명, 6년 사이 1.3년 단축
  • 박신안 기자
  • 기사입력 2020.09.16 13:55
  • 최종수정 2020.09.16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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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건강수명 1.3년 단축, 여성이 병치레 더 많아
통계청·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통계, 2018년 출생아 기준
비만·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 증가 원인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국내 건강수명이 계속해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간으로, 건강수명이 준다는 의미는 오래 살더라도 병을 앓는 기간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최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자료에 따르면, 2018년 출생 여아의 건강수명은 64.9년으로 2016년 대비 0.3, 2012년 대비 1.6년 감소했다. 이런 결과는 2018년 출생 남아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건강수명이 64.0년으로 2016년 대비 0.7, 2012년 대비 1년 감소했다. 남녀 전체 건강수명은 201265.7년에서 201864.4년으로 총 1.3년 단축됐다.

반면, 2018년 출생자의 예상 기대수명은 증가했다. 2018년 출생 여아의 기대수명은 85.7세로 2016년 대비 0.3, 2012년 대비 1.5년 증가했다. 2018년 출생 남아의 기대수명 또한 79.7세로 2016년 대비 0.4, 2012년 대비 2.1년 늘었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인 유병기간은 남녀 모두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출생아 기준으로 여성의 유병기간이 남성보다 5.1년 더 길었다. 남녀의 기대수명 차이가 6.0년임을 감안하면, 여성은 남성보다 오래 사는 기간의 대부분을 각종 질병 및 질환에 시달린다고 봐야 한다.

건강수명 단축에 영향을 미친 주된 요소로는 비만·고혈압·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자의 증가와 아침 식사·적정수면의 시간 감소 등이 꼽힌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2018년 기준 만 30세 이상 남녀 모두 비만, 고혈압, 당뇨병 유병률이 10년 전에 비해 증가했다. 비만의 경우에는 여성이 30.4%, 남성이 43.3%10년 전 대비 각각 1.0%p, 6.4%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여성 30.4%, 남성 36.4%10년 전 대비 각각 4.0%p, 8.3%p 상승을 기록했고, 당뇨병도 여성 10.3%, 남성 14.6%10년 전 대비 각각 0.3%p, 1.3%p 상승했다. 이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은 만성질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 문제다. 만성질환은 완전한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건강수명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만성질환을 유발할 확률을 높이는 흡연과 음주율 상승세가 건강수명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2018년 기준 19세 이상 여성 인구 중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7.5%, 1회 이상 음주하는 여성 비율은 51.2%10년 전 대비 각각 0.1%p, 6.2%p 증가했다.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검진을 받는 비율은 증가했지만 아침 식사와 적정 수면에서는 실천율이 감소한 것이다. 2018년 기준 13세 이상 여성 인구 중 68.8%는 아침식사를 하고 77.4%가 적정수면을 취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10년 전 대비 각각 8.4%p, 2.7%p 감소한 결과다.

한편, 건강수명이 산출되는 방법은 이렇다. 통계청은 전국 읍··동 행정복지센터 및 시·구청에 접수된 사망신고 자료를 기초로 현재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될 경우 특정 연령의 사람이 향후 몇 세까지 살 수 있을지를 추정해, 생명표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기대수명과 달리, 건강수명에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건강평가가 반영되다 보니 정확성에서 오차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