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처방을 받으셨나요? 사진을 찍어 두세요
약 처방을 받으셨나요? 사진을 찍어 두세요
  • 이은혜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0.09.21 13:57
  • 최종수정 2020.09.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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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복약정보, 개인 특성의 중요함

[헬스컨슈머]보통 약을 처방받으면, 우리는 별 생각 없이 약을 먹고 쓰레기통에 버리곤 한다. 하지만 그러한 약 봉투 역시도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일상에서 약 처방을 받았다면, 핸드폰으로 꼭 찍어 두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면 그 약 봉투를 찍는 것이 왜 중요할까? 약 처방전이나 약정보가 인쇄된 조제약봉투의 사진을 찍어두면 병의원, 약국을 이용할 때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자신이 처방받은 약과 병명을 대략적으로는 알아도 상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의료사고는 매우 사소한 차이에도 날 수 있고, 그렇기에 정확한 의료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소모되는 시간과 자원이 적지 않기 대문이다.

현재 운영중인 제도에 따르면,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약처방과 조제를 위해 약물 내역을 입력하게 된다. 그러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실시간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다른 병의원 처방과 약이 중복되거나 금기약이 처방되지 않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이는 매우 유용한 제도지만 어떤 의약품들은 DUR에 포함되지 않아 각각의 병의원들이 효능이 같은 약을 중복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본인이 복용하는 약의 정보를 사진이나 메모를 통해 의∙약사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단골의원, 단골약국을 이용하세요]

또한 위와 같은 맥락으로, 단골의원, 단골약국을 이용하면 환자가 자신의 병력과 약력을 관리하기가 훨씬 쉽다.

실제 환자 중에 처방 받은 소염진통제 부작용으로 호흡곤란이 와서 응급실에 실려갔던 경우가 있었다. 다행히도 이 환자의 약력을 입력해 둔 덕에 후에 소염진통제 처방을 낸 의사에게 전화하여 환자에게 안전한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바꿔줄 수 있었다.

이 환자는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염진통제에도 호흡곤란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주의를 시키고 다른 병의원, 약국을 이용할 때도 부작용 정보를 반드시 알려 주도록 하였다. 이런 약력 관리는 환자가 주로 단골 약국을 이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증상에 따라 다양한 병의원을 이용하고 조제를 위해서는 근처 약국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주로 상담하고 이용하는 단골의원, 단골약국이 꼭 있어야 한다. 이것은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약을 먹었더니 뭔가 문제가? 꼭 메모해야]

약을 복용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두드러기, 가려움, 피로감, 어지러움, 속쓰림, 미식거림, 구토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증상들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반드시 의사, 약사에게 문의하고 확인해야한다.

앞서 언급한 부작용의 경우처럼, 처음엔 경미한 줄 알고 지나쳤던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곰팡이 질환 치료를 위해 항진균제를 처방받아 열흘간 복용한 환자에게 심각한 피부 과민반응이 발생하여 수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아 간신히 회복한 경우를 실제로 본 적이 있었다. 후에 환자에게 물어보니 약 복용 2일째쯤 피부에 이상을 느꼈지만 그냥 무시하고 계속 복용했었다고 한다.

또 다른 환자는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아 딱 2회 복용했는데 목부터 허벅지까지 피부 표피가 다 벗겨진 경우도 있었다. 이 환자도 수일이 지나 회복되기는 했지만 역시나 아찔한 경험이었다.

물론 당뇨약 ‘메트포르민’처럼 복용 초기 잠시 부작용(설사, 미식거림, 구토 등)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약도 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안타깝게도 모든 부작용의 발생을 막을 수는 없지만, 다시 그 약을 복용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는 있다. 약물 부작용을 경험했다면 반드시 그 약의 이름을 종이나 휴대폰에 메모하고 기억해 두고, 의∙약사에게 알려 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