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처방전대로 약 지을 수 있나요? - 팩스 처방 이해하기
이 처방전대로 약 지을 수 있나요? - 팩스 처방 이해하기
  • 최수빈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0.09.23 10:02
  • 최종수정 2020.10.0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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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코로나(COVID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비대면 진료와 원격 처방이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다.

정부는 2020년 2월부터 한시적으로 병원에서 비대면 진료 후 팩스처방을 허용한 바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의료기관 방문을 꺼리는 환자들이 의사에게 전화로 비대면 진료를 받고 의사는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환자가 기존에 다니던 약국은 보통 의료기관 주변의 가까운 약국이지만 팩스처방으로 처방전을 받게 되면 환자가 방문하기 편한 약국으로 처방전이 전송된다.

이렇게 되면 약국의 입장에서는 평상시에 구비해 두지 않았던 약물의 처방전을 받을 수 있다. 일상적으로 처방되지 않는 희귀 의약품은 이미 의사들이 약물의 특이성을 고려하여 약물 수급이 원활한 약국을 소개해 줄 것이다. 하지만 약국에서 평상시에 구비해 두지 않았던 약물은 약물의 성분명은 동일하지만 상품명이 다른 대체 약품으로 조제해주게 되는데 이런 경우를 환자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상품명? 성분명?]

대체조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약품의 상품명(brand name)과 성분명(generic name)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상품명이란 제약회사에서 효율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물상품의 명칭이다. 성분명은 약물상품 내용물에 포함된 활성 성분의 이름이다. 예를 들면 타이레놀은 상품명이며, 타이레놀의 활성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성분명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동일 성분으로 제조 되어 공급되는 타이레놀, 이지엔6 에이스, 타미노펜 등은 상품 명칭만 다를 뿐 그 성분과 효능은 동일하다. 동일 성분의 약품을 제조하는 제조사들이 다양한 상품명으로 경쟁하며 공급하다 보니 지역에 따라, 약국에 따라 성분은 동일하지만 상품명이 다른 약품들을 구비하게 된다. 한정된 공간의 약국에 모든 의약품을 구비할 수 없어 생기는 문제점을 대체조제라는 제도를 통해 보완하는 것이다.

 

[이 약들은 대체조제 해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처방전은 대부분 상품명으로 작성이 되고 상품명 처방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대체조제라는 방법이 존재한다.

대체조제란 처방전에 적힌 의약품을 성분, 함량 및 제형이 같은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하여 조제하는 것을 말하고 경우에 따라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사전 동의 없이 대체조제 할 수 있다. 사전 동의 없이 대체조제 할 수 있는 경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식약처장)이 생물학적 동등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으로 대체 조제하는 경우이다(약사법 제 27조).

정리하면 의사들이 상품명으로 작성한 처방전을 약사들은 개인의 판단이 아닌 식약처장이 정해준 범위 내에서 같은 성분의 약들로 자유롭게 조제할 수 있다. 처방전에 기재된 상품명을 동일 성분의 약물로 공인 받은 다른 상품명의 약물로 대체하더라도 그 효능은 동일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대체 조제한 약들은 차이점이 있을까?]

처방전이 상품명으로 작성되어 있다 보니 환자들은 처방전에 작성된 상품명의 성분과 함량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약사의 입장에서는 익숙한 대체 조제이지만 의외로 환자들 중에는 의구심을 가지며 갈등을 초래하는 상황들이 빈발한다. 대체 조제한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면 환자들은 두 약물의 차이가 있지는 않을까? 약국에서 약가마진을 위한 상업적인 이유로 유도하는 것은 아닐까? 불안감을 가지기도 한다. 성분, 함량, 효과가 동일하다고 식약처장이 인정한 의약품만이 대체 조제가 이루어진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의구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두 약물의 차이점을 굳이 꼽자면, 매우 드물지만 의약품의 제조과정 중 약물의 제형(크기와 형태)을 갖추기 위해 사용되는 첨가제(부형제)는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는데 이러한 첨가제(부형제)에 대한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약가마진의 경우 일반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이 복제 의약품의 가격보다 높지만 처방 의약품의 가격은 약국이 아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정하므로 약국에서는 이익을 취할 수 없다. 또한 오리지널 의약품과 복제 의약품도 대체 약품으로 인정이 되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 의약품으로 또는 복제 의약품을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대체조제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국가가 홍보해야]

비대면 진료와 팩스 처방은 코로나 확산이 염려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부득이한 조치인 만큼, 약국의 대체 조제는 부득이하며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보다 더 조심스럽게 조제되어야 한다.

또한 국가는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대체 조제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줄 의무가 있다. 식약처장이 인정하는 동일 성분의 약품들은 표기된 상품명이 다르더라도 약물의 효과는 동일하며, 식약처장이 약국의 대체 조제를 보장해준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처방전에 작성된 상품명이 대체 조제되었을 경우 성분명과 함량이 잘 지켜졌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복용하던 약물이 자신에게 효과가 있다고 확신하거나 대체 조제를 심각하게 걱정하며 불안감이 높아진 환자들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는 약사가 감당할 부분이 아니며 어쩔 수 없이 기존에 방문하던 약국으로 인계해 드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