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상담 전화, 밤에 가장 몰리는데 상담원은 낮의 반절
자살 상담 전화, 밤에 가장 몰리는데 상담원은 낮의 반절
  • 박신안 기자
  • 기사입력 2020.09.24 12:25
  • 최종수정 2020.09.2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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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자살예방 상담전화', 야간 가장 몰리는데 상담원은 부족
상담원 수, 오후 시간대 절반주순…응대 실패율 71%로 매우 높아
"코로나 블루로 국민 정신건강 적신호…대책 마련해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극단적인 선택(자살)을 고민하는 사람이 전화를 거는 보건복지부 '1393 자살예방 상담전화' 가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는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다. 그러나 그 시간대의 근무 인원은 낮 시간대의 절반만 투입돼, 응대 실패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감)'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8월 하루 중 가장 많은 상담 전화가 걸려온 시점이 오후 11시부터 새벽 1시다. 오후 11시부터 자정(12)까지가 7,103건으로 가장 많았고, 0~1시 사이가 7,089건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야간의 이러한 전화 수에도 불구하고, 근무 상담원은 낮의 절반 수준이었다. 특히 응대 실패율이 오후 11~12시에는 73%, 0~1시에는 71%에 달했다.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상담전화센터는 43교대로, 오전 7오후 4오후 2오후 10오후 10오전 7시 근무로 돌아간다. 시간대가 겹치는 오후 24시에는 상담원이 총 18명 투입되는데, 정작 취약시간대인 오후 10시 이후 근무에는 9명만 상담 업무를 하고 있다.

지난 8개월간 오후 23시에 걸려온 상담 전화는 3,952, 오후 34시에는 4,302건으로 파악됐다. 근무자가 많다 보니 응대 실패율도 각각 31%55%, 야간의 응대실패율에 비해 크게 낮았다.

자살예방상담전화센터는 비상시 경찰과 소방에 연락해 출동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지난해는 월평균 약 297건의 출동이 있었는데, 올해는 8개월간 월평균 약 320건으로 약 8% 늘었다. 코로나 블루 탓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심한 경우 극단적 선택 시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지부는 "자살예방 상담전화 자체가 상당한 격무라 상담사가 자주 바뀌는 등 고충이 적지 않다"고 호소했다.

강선우 의원은 코로나 블루로 국민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만큼, 자살 예방을 위한 인력 확충과 운영체계 확대 개편 등 방향 설정부터 근본적으로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상담원에 대한 정신과 진료 및 심리 상담 역시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