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여, 다르게 바라보는 '젠더 의학'에 대해
남-여, 다르게 바라보는 '젠더 의학'에 대해
  • 박신안 기자
  • 기사입력 2020.09.25 12:00
  • 최종수정 2020.09.2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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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에 따른 유전적 차이 1%…진단·치료법도 달라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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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과거부터 현대까지 의학은 '70kg 성인 남성'을 인간의 표준으로 기준 삼아 발전해왔다. 그러나 2천년대 이후 남성과 여성의 유전척 차이가 최대 1%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전 세계 의학계에서는 '성별'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젠더 의학(Gender Medicine)'이다.

 

[젠더 의학]

젠더 의학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학문 분야로, 쉽게 말해 여성과 남성의 의학적 차이를 연구해 환자의 진료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성별에 따른 질병의 양상이나 약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질환이 많아 적극적 도입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10배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또한 갑상선기능항진증 외에도 천식, 기능성 소화기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등 질환이 남녀 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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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겪는 여성, 남성과 다른 진단·치료받아야]

여성과 남성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출산'이다. 여성은 출산 혹은 폐경을 겪으며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경험한다. 또 매달 월경을 통해 잦은 호르몬 변화를 겪기도 한다. 따라서 여성에게는 단순히 몸집이 작은 남성으로 보는 진료가 아닌, 여성이 가진 고유한 특성에 맞춘 진료가 필요한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여러 연구를 통해 성별에 따라 질환의 증상이나 예후, 약물 효과 등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남녀는 단순한 신체적 차이뿐 아니라, 유전적 차이가 있으므로 진단과 치료도 다르게 이뤄져야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임상에서는 젠더 의학이 환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까. 남녀 간의 차이가 뚜렷한 질환은 상기했듯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대표적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갑상선기능항진증 발병률이 높지만, 비교적 치료 기간이 짧고 예후 역시 좋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는 약물·수술·방사선 치료 등으로 이뤄지는데, 이중 수술과 방사선 치료는 갑상선을 제거하는 방법이므로 갑상선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따라서 여성의 경우 최대한 약물치료 기간을 길게 설정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세운다.

젠더의학은 아직 역사가 길지 않아 여러 질병의 진단·치료에 도입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적용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 하지만 의료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그로 인한 연구 및 실험 등이 진행된다면, 차후 의료계의 흐름은 성별에 따른 다양한 치료법의 발전으로 더욱 윤택해질 것이다.


[도움말: 일산차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