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돗물서 '뇌 먹는 아메바' 발견
미국 수돗물서 '뇌 먹는 아메바' 발견
  • 박신안 기자
  • 기사입력 2020.09.29 10:30
  • 최종수정 2020.09.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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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수돗물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발견돼
'뇌 파먹는 아메바' 악명…감염되면 대부분 사망
따뜻한 강물 등에 서식…국내서는 발생사례 보고된 바 없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최근 미국 텍사스에서는 '뇌를 파먹는 아메바'라고 알려진 미생물이 등장해 코로나19로 민감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흔들어놓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군다나 이 미생물은 수돗물에서 발견돼 미국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텍사스에서 발견된 이 뇌 먹는 아메바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라는 단세포 생물이다.

 

[코로 들어가 뇌 공격하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검출된 것이 알려진 것은, 텍사스주 잭슨 시에 거주하는 6세 소년이 이 아메바에 감염돼 숨지게 돼,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역 상수원을 조사해 나온 결과다. 미국 현지 방송에 따르면 이로 인해 레이크 잭슨 시장은 재난 사태를 선포하며 화장실 물을 내리는 용도 외에 수돗물 사용을 금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수돗물이 다시 안전해지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수돗물이 테스트 안정성을 확보할 때까지 이 권고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호수, , 온천, 등에서 발견되는 단세포 생물이다. 사람에게는 '원발성 아메바성 수막뇌염(Primary amebic meningoencephalitis)'이라는 감염병을 유발한다. 아메바가 포함된 물이 코를 통해 인체에 들어가면 드물게 점막을 통과해 뇌척수액으로 침범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직까지는 마시는 물, 비말 등을 통해서는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따라서 기존 감염자들은 따로 소독되지 않은 강이나 호수에서 수영한 후에 감염된 경우가 많았다. 이번 6세 소년의 사례는 드물게 오염된 수돗물로 샤워를 하는 과정에서 코로 들어가 전염된 것으로 추측된다.

 

[단기간에 사망, 따뜻한 강에서 수영할 땐 주의해야]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될 확률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한번 감염되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감염 초기에는 세균성 수막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5일간은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증상을 보이는데, 5일 이후에는 증상이 급격히 진행돼 목이 굳거나, 주의력 상실, 균형 상실, 발작, 환각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그 이후에는 감염으로 인한 뇌 조직 파괴가 일어나고 대부분은 1~12일 만에 사망한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1962년부터 2018년까지 총 145명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됐으며, 이 중 4명만 생존했다. 사망률은 98.5%에 이르고, 현재로서는 효과적인 치료법도 없다.

그렇다면 국내 사례는 어떨까? 다행히 국내에선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발생 사례가 없다. 그러나 미국, 스페인, 파키스탄 등 해외 각지에서 발견·감염된 사례가 있으므로 해외 거주자나 여행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철 미국 남부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 기록이 있으므로, 이 지역에서는 유속이 느린 강이나 호수에서 수영을 자제하는 게 좋다. 만약 따뜻한 물에서 수영을 하고 난 후 갑작스러운 발열과 두통, 구토 등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