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공급 파동이 온다?
독감 백신 공급 파동이 온다?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0.10.05 12:19
  • 최종수정 2020.10.05 1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신이 비싼 몸이 되셨다

[헬스컨슈머]최근 우리나라의 국가 예방접종 사업에서 유통과정에 문제가 생기며 물량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추가적으로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실제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왜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의 ‘추가 공급’이 불가능한 것일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유 1, 생산 라인이 닫혔다]

백신의 추가 공급이 어려운 이유는, 국내외 대형 제약사들의 독감 백신 생산이 끝났기 때문이다. 백신은 바이러스 등의 ‘생명체’를 기반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 공산품처럼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동안 ‘배양해야’ 하는 것이다.

제약업계측의 설명에 따르면, 보통 여름 전후로 미리 원료의 배양을 시작해, 초가을쯤에 성숙한 원료로 생산을 마무리한다. 즉, 아무리 돈을 줘도 원하는 물량을 원하는 시기에 쏟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유 2, 중국 시장이 물량을 집어삼키고 있다]

기본적인 시장경제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공급과 수요다. 독감 백신의 공급은 위에서 이미 언급한 것처럼, 이제 와서 크게 늘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백신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 나라 역시 백신의 수요가 늘었다. 바로 ‘코로나와의 합병증’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 ‘독감이라도 확실히 예방하자’는 수요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바로 중국이다. 15억의 거대한 시장이면서,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에서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백신을 쓸어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의 동즈먼(东直门)지구 보건소에 배당된 9월달분 백신은 고작 180도즈(1회 접종량)지만, 9월 23일에서 29일까지 단 7주일만에 1000명이 넘는 사람이 접종을 신청했다. 또한 펑타이(丰台)구 보건소의 예방 접종 예약도 이미 12월까지 꽉 찼다.

보건소라 백신이 싸서 그런 것도 아니다. 여기서 접종되는 백신은 회당 398위안으로, 우리 돈 7만원에 가깝다. 2019년 중국 통계청이 조사한 중국 근로자의 연평균 소득이 7만 위안(한화 1200만원)으로, 우리 국민의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28만원을 주고 예방접종을 받으려는 사람이 3달 동안 예약이 밀렸다는 소리다. 시장논리로 보나, 외교적 파워로 보나 당연히 백신 여유 물량은 중국으로 우선 몰리고, 그 경제적 수요를 소화하고 나서야 우리나라로 판매될 것이다. 물론 우리보다 백신을 비싸게 살 곳이 먼저겠지만 말이다. 과연 우리는 언제, 얼마를 주고 백신을 접종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