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백신 사망사건, 전 세계 나비효과?
한국 백신 사망사건, 전 세계 나비효과?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0.11.03 11:01
  • 최종수정 2020.11.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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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최근 우리나라에서 독감 예방접종 사망자가 80명을 넘어섰고,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독감 백신에 대한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시작된 백신 포비아(공포증)이 전 세계적으로 2차 팬데믹(전염병 대란)의 나비효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은 세계 최고의 코로나 모범 방역국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의 독감 예방접종 사망 사태의 여파는 절대 작지 않다. 가장 먼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홍콩과 중국 등지에서 독감 예방접종률이 급감하고 있다. 홍콩 서양의학 근로자회 양차오파(杨超发)회장은 “최근 홍콩의 유치원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독감 예방접종을 거부하며, 홍콩 정부가 나서서 백신의 안전성을 검증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홍콩 현지의 개인병원들은 자의적으로 관련 백신 사용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자 지난달 21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한 홍콩 정부 고위직들은 직접 독감 백신을 접종받으며 시민들을 안심시키려는 '퍼포먼스'를 취하기도 했다.

심지어 정부 차원에서 독감 백신 접종을 중지시킨 국가도 있다. 싱가폴은 선제적 조치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에서 생산한 백신 사용 중지 조치를 내렸다. 다만 싱가폴 현지에서 해당 백신 제품으로 인한 큰 문제는 없었던 만큼, 세부적인 내용은 추가적으로 협의중이다. 이 외에도 동남아 지역 일부 국가에서 독감 백신 사용 중지를 논의중이다. 이는 현지 특성상 독감에 대한 염려가 다른 지역들보다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만 시민들의 반응과는 별개로, 중국 정부는 예방접종을 계속하기로 한 한국 정부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에서는 11월 2일자로 “한국 정부가 예방접종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결정”, “세계적 제약사 5곳의 백신이 동시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라고 논평한 우한대학 의학부 바이러스연구소 양잔치우(杨占秋)교수의 논평을 게재했다.

양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는 각자 증식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방해하기 때문에,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발병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라면서도 “다만 둘중 하나라도 발병한 상태라면, 몸의 면역력이 낮아져 추가적인 세균 감염에 취약해지는 결과가 생긴다”고 경고했다.

영국 BBC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소개하며,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발병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라도 예방접종이 꼭 필요하다”라며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