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설명서 사용상의 주의사항 참고하는 법
약품설명서 사용상의 주의사항 참고하는 법
  • 이은혜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0.12.17 10:26
  • 최종수정 2020.12.17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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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타이레놀, 게보린, 판피린, 판콜 등 우리 일상에 아주 익숙한 의약품들은 딱히 설명서의 용법이나 주의사항을 확인하지 않고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의약품 설명서는 빽빽한 글씨와 어려운 용어들 때문에 효능이나 용법 외에는 읽어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의약품 설명서를 쉽게 만들 수는 없을까?]

일반의약품 설명서를 읽는 대상은 일반인 환자들인데 너무 작은 글씨와 이해하기 힘든 전문 용어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외국어를 억지로 번역한 이상한 단어들 때문에 환자가 읽어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약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피임약의 경우 ‘혈전증’ 같은 용어만 기록되어 있지, 나타나는 증상 설명이 되어있지 않아 바로 알아채기가 어렵다. 물론 의약품 설명서의 규격이 정해져 있고 갑자기 내용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각 제약회사가 자기들이 생산하는 일반의약품에 대해서는 쉽게 풀어쓴 의약품설명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후에 이런 제약회사의 자료들을 통합해서 한번에 찾아볼 수 있게 한다면 올바른 의약품 사용을 돕고 부작용, 이상반응으로 인한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용상의 주의사항에는 그야말로 이 약을 복용 또는 적용하기 전 주의해야 할 내용들이 적혀있다.

경고, 복용해서는 안되는 사람, 신중투여해야 하는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이상 반응,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 이 약을 복용하는 중에 해서는 안 되는 행위 또는 주의사항 등

위와 같은 예시가 있는 경우 꼭 주의해야 한다.

[술을 자주 마시는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있는 진통제, 복합감기약이나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같은 진통소염제의 주의사항 ‘경고’ 첫 번째 항에는 아래의 내용이 들어있다.

매일 세잔 이상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이 이 약이나 다른 해열진통제를 복용해야 할 경우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러한 사람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포함된 약(진통제, 복합감기약 등)을 복용하면 간손상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진통소염제(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등)를 복용할 경우 위장출혈이 유발될 수 있다.

여기서 술은 종류와 상관없이 매일, 정기적으로 마시는 것이 문제가 되는데 아세트아미노펜은 술과 함께 간에서 대사되어 간손상을, 소염진통제는 위점막을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하므로 위점막 궤양을 일으켜 위장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급성 간손상의 증상은 메스꺼움, 구토, 배아픔, 땀이 남, 불쾌감, 불안감, 혼동, 혼수 등으로 나타나고 위장 출혈은 출혈양이 적을 때는 잘 모르지만 양이 많아지면 짜장색깔의 변(검은색 변), 토혈,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과민반응 및 합병증]

약의 구성성분에 대한 과민반응 및 그 병력이 있는 사람 역시도 주의해야 할 대상이다.

과민반응은 약물에 대해 우리 몸의 면역계가 일으키는 이상 반응인데 의약품 복용 후, 가려움증, 두드러기, 발진, 충혈되고 붉어지는 발적, 때론 얼굴(특히 눈 주위, 입가), 목안이 붓고 호흡곤란, 심각한 피부이상, 저혈압, 쇼크 등의 위급한 반응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어떤 약을 복용하고 가려움, 두드러기, 또는 가벼운 가슴 답답함을 느꼈을 때 약물에 대한 과민반응일 수 있다. 이 때는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서 필요한 조치를 하고 그 약의 성분이나 이름을 꼭 알아 두어야 한다. 어린이 부루펜시럽 같이 안전하게 보이는 약물도 천식 환자에게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천식 환자들은 복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설명서에 들어있다. 약을 복용한 후 나타나는 가벼운 증상이나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말고 반드시 기억하고 전문가와 상의하도록 해야 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약의 상호작용 : MAO 억제제]

MAO억제제(항우울제, 항정신병제, 감정조절제, 항파킨슨제 등)를 복용하고 있거나 복용을 중단한 후 2주 이내의 사람들도 자의적인 약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MAO 억제제 같이 복용금지(병용 금지)’라는 설명은 주로 일반의약품 감기약이나 항우울제, 식욕억제제, 마약성 진통제 같은 전문의약품 주의사항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MAO 억제제는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을 분해하는 MAO라는 효소를 억제해서 이들의 작용을 증대시키는 약물인데 주로 파킨슨병이나 우울증 치료에 사용된다. 국내에 허가된 MAO 억제제는 파킨슨병 치료제인 셀레길린(마오비정), 라사길린(아질렉트정 외)과 우울증약인 모클로베미드(오로릭스정150mg), 항생제인 리네졸리드(리네졸린정 외) 정도가 있다. 결핵 치료제인 이소니아짓 성분도 약한 MAO억제제의 작용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AO 억제제와 복용 금지인 약물을 같이 복용하게 되면 혈압 상승, 심장박동 증가, 흥분, 발작, 기립성 저혈압 등 여러 위험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의약품 설명서에 나타난 병용 금지 의약품을 같이 복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MAO 억제제 중단 후 최소 14일이 지나서 복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