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 백신을 이해해보자
코로나 상황, 백신을 이해해보자
  • 남정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0.12.30 16:01
  • 최종수정 2020.12.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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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2020년 전세계에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발생시킨 코로나 19는 현재도 맹위를 떨치며 유행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인들의 눈길은 백신 개발에 쏠려 있다. 인류는 전염병과 맞서 싸우기 위해 지난 오랜 역사 동안 많은 백신들을 개발하였다.

[백신의 등장]

백신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에 특정 질병 혹은 병원체에 대한 후천성 면역력을 부여해 병을 이길 수 있도록 돕는 의약품이다. 백신은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의 항원인식부위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지만 병원성이 없는 부위를 접종하여 병원체에 대한 기억 림프구를 생성시키는 원리로 작용한다. 백신을 접종하고 나면 면역 기억 작용을 이용해 같은 병원체가 침입하였을 때 효과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하여 병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인류의 첫 백신은 16세기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된 천연두 백신이다. 천연두는 16세기 미국 원주민의 3분의 1을 몰살시킬 만큼 치사율이 높은 병이었다. 하지만 제너는 우유를 짜는 농부들이 젖소 피부질환인 우두를 앓다가 회복되면 천연두를 않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1796년 우두 고름으로 백신을 만들어 접종하였는데 임상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최초의 감염병 백신은 이렇게 탄생하였다. 이후에 19세기 유럽인들의 최대 사망 원인이었던 결핵은 1919년 프랑스의 알베르, 칼메트 등이 BCG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결핵은 점차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병이 됐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차이점]

현재 상용이 임박한 제품으로는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있다. 이외에도 글로벌 제약회사인 아스트로제네카, 노바백스, 시노팜 백신까지 차이점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백신을 사용하는 기반 기술 별로 분류해 보겠다.

불활성화 백신

첫 번째로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백신은 불활성화 백신이다. 불활성화 백신은 모두 중국 제품인데 대표적으로 시노팜 백신이 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약화시킨 상태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가장 고전적인 방식이며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1회 접종 가격은 72.5달러(한화 8만원)로 해외 제약사들 가운데 가장 높다.

핵산 백신

두 번째로 핵산 백신이 있다. 핵산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이라는 mRNA를 이용한 방식으로 개발되었는데 대표적으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이 방식을 채택하였다. mRNA 백신은 따로 단백질이나 바이러스를 배양할 필요가 없는 화학적 백신으로 백신 제조 속도가 빠르고 인체 세포가 직접 바이러스 단백질을 생성하게 만들므로 면역 획득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화이자 백신은 예방율 90%, 모더나 백신은 예방율 94.5%로 독감 백신의 예방율이 40~60%인 점을 고려하면 예방율이 매우 높다는 점을 긍적적으로 볼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에 초저온에서 보관하여야 하지만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최대 6개월 간 보관이 가능하고 영상 2.2~7.8도에서도 최대 한 달 간 보관이 가능하니 대량 생산과 유통 측면에서는 모더나 백신이 우세하다. 두 백신의 가격은 화이자 백신이 1회 접종에 20달러(한화 2만 1천원), 모더나 백신이 1회 접종에 33달러(한화 3만 5천원)이며 3주 간격으로 2번 접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원 백신

세 번째는 합성 항원 백신인데 미국 노바백스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 일부인 항원을 합성해 제조하는 방식이다. 아직 백신 가격은 알려져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 전달체 백신이 있다. 아스트로제네카가 개발하고 있는 방식이며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에 삽입해 제조하는 방식이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일부를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안에 장착시킨 후 주입하는 방식이다. 화이자 백신과 같은 mRNA 백신은 항체 면역을 주로 활성화시키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항체 면역뿐 아니라 세포 면역까지 활성화시켜서 이론적으로는 효과가 더 뛰어나다. 그 대신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몸 속에 주입하는 거라서 척수염증 같은 합병증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 본래 이 백신의 예방율은 60% 정도였으나 최초 접종 시 반 용량을 주입하고 2차 접종 시 한 용량을 주입하면 예방율이 90%에 가깝게 높아진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1회 접종 가격은 3달러(한화 3200원)으로 가장 저렴하며 우리 나라는 아스트로제네카 백신이 수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필수 요소]

백신은 65세 이상 노인과 18세 이하 청소년 등 감염에 취약한 연령층부터 우선 접종이 예상된다. 그리고 의료진들과 의료계에서 근무하는 자들이 우선 접종 대상이다. 이들의 접종이 끝나고 나면 일반인들의 접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백신 접종과 관련된 비용은 국가에서 부담하고 무료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다.

국내 전문가들은 백신의 개발 못지않게 출시 후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90% 효과를 보이는 백신이 나왔다고 해도 그 사회의 접종률이 50%라면 결국 45%짜리 백신이 된다"며 "백신의 접종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적었다.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해서는 최소 인구의 75%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여야 한다. 그리고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거나 코로나를 전파시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으므로 내년에도 마스크는 필수적으로 착용하고 생활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