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심층수’의 허상
‘해양심층수’의 허상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1.01.28 10:00
  • 최종수정 2021.01.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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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지금은 다소 시들해졌지만, 십여 년 전만 해도 ‘해양심층수’라고 하면 전설의 영약마냥 각광받곤 했다. 생수는 물론이고 술, 음료, 심지어는 화장품에도 해양심층수가 등장하곤 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해양심층수에 열광했던 이유는, 바로 '미생물이 거의 없다', '침몰한 잠수정에 1년 넘게 있던 음식이 썩지 않은 채로 발견될 정도로 청결한 물이다', '직접 음용이 가능하다' 등 굉장히 과대평가된 정보가 범람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유기물이나 병원균이 거의 없긴 하지만, 그렇게 만능은 아니다.

 

[해양심층수란?]

사전적 의미를 보았을 때, 해양심층수는 수심 200m 이하인 바다속에 있는 물이다. 대양을 순환하는 바닷물이 북대서양 그린란드의 차가운 빙하 해역과 만나면서 온도가 차가워져 깊은 바다밑으로 가라앉아 형성된다.

참고로 물의 밀도는 4℃에서 제일 높기 때문에, 강이든 바다든 밑바닥의 온도는 보통 이 온도에 가깝다. 해양심층수가 위치한 정도의 깊이는 햇빛이 닿지 못하기 때문에 수온이 항상 2∼5℃ 정도로 유지된다. 또한 인산·질산·아질산·암모늄·규산 등과 함께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다. 또한 인체의 체액과 양수의 미네랄 비율과 흡사해 ‘건강에 좋다’라는 환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기는 하다.

 

[우리나라에는 해양심층수가 없다]

실제로 심층수에는 우리 몸에 유익한 미네랄이 풍부하긴 하다. 이에 착안한 마케팅으로, 심층수로 만든 생수가 판매되고 있으며 희석식 소주에도 첨가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정부 역시 해양심층수 산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10년 내 시장 규모를 20배 키우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의미의 해양심층수가 없다. 동해에서 채취된 심층수는 대한해협을 넘어와야 하는데, 대한해협의 깊이는 그보다 훨씬 얕은 100미터 수준이기 때문이다. 즉 대한해협에 고인 심층수는 다른 물이 섞였다가 다시 가라앉은 물이며, 사전적 의미의 해양심층수라고 보기 힘들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진짜 해양심층수, 건강에 좋을까?]

진짜 심층수라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는 사람에게 별 도움이 안된다. 일반 바닷물조차 사람에게 해를 끼칠 정도의 염도를 보이는데, 그와 비슷하거나 좀 더 짠 표층수를 마시는 것은 절대로 건강에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일정 염도 이상의 소금물을 마시면, 수분을 뺏기는 삼투압 현상 때문에 오히려 생명이 위험해진다.

따라서 ‘해양심층수’ 마케팅과는 달리, 바다에서 뽑아올린 심층수는 직접 음용이 당연히 불가능하다. 시중에 유통중인 심층수 생수 역시 한번의 정제를 거친 물임을 알아두자.

게다가 그렇게 훌륭해보이는 ‘풍부한 미네랄과 무균상태’라는 것도 알고보면 별 일이 아니다. 애초에 그 정도로 깊은 바닷속은 생명체(병균)가 살아남기에는 너무나 춥고, 압력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병원균이 다 죽고 나면 바다의 오랜 역사와 함께 수억년간 축적된 미네랄만 남는 것은 당연지사다, 미네랄은 애초에 생명체가 아니라 죽지 않으니.

물론 풍부한 미네랄은 우리 몸에 좋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마케팅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에 근거하여 몸에 좋은 식품을 선택하길 희망한다. ‘해양 심층수’를 굳이 비싸게 주고 살 필요 없이 말이다.